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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r 25. 2018

언시생 논술 #3

논제: 새로운 유형의 교양 프로그램

진짜로 BBC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준의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뭐냐고 묻는다면
제작비와 제작기간이라고 대답하겠지
여튼 일종의 기획안을 논술 형태로 풀어보라는 논제였는데 다시 보니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어보인다;;ㅋ



논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새로운 유형의 교양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그 콘셉트와 기획목적, 성공할 수 있는 이유를 논하라.


지금의 BBC와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만든 것은 리얼리티를 살린 교양프로그램이었다. 한국에서도 리얼리티는 방송 프로그램의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무한도전>의 성공 이후, 버라이어티, 관찰예능 등 리얼리티를 변주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양 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짝>, <인생게임 상속자> 등 화제가 되는 교양 프로그램들은 리얼리티 요소를 활용한 것들이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리얼리티는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출연자들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바를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리얼리티는 본질적으로 예능보다는 교양에 적합한 기법이다. 예능의 목적은 웃음이지만, 교양의 목적은 현실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그로부터 사회적 메시지를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양 프로그램에서 리얼리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연예인보다는 일반인이 출연하는 것이 좋다. 연예인이 출연하면 연출된 이미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일반인 출연자는 시청자가 공감하기도 쉽고,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해준다. 시청률 측면에서도 불리하지 않다. 일반인들이 출연한 정치사회게임 <인생게임 상속자>는 일요일 심야시간에 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동시간대 2049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반면에 유사한 기획의도로 제작된 <소사이어티 게임>은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9시 프라임 타임에 12회나 방영했지만, 2% 시청률에 그쳤다. 현실에 대한 메시지와 성찰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반인 출연자가 보여주는 날 것의 모습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일반인 출연자들이 익명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대나무숲 판다들>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 대나무숲은 익명으로 일상의 고민이나 사회적 문제를 게시하는 SNS상의 공간이다. 익명성에 기댄 솔직한 이야기가 오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핵심 포맷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일반인 참여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이다. 일반인 참여자들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음성변조나 복면 등의 장치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입사 1년 내에 퇴사를 고민하는 신입직원’을 예로 들 수 있다. 어렵게 취직했지만 퇴사를 고려중인 신입사원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전문가가 관련된 통계 등 객관적 자료와 학문적 담론을 통해 그 의미를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보며 같은 세대라면 신입사원의 문제에 공감할 수 있고, 다른 세대라면 2030세대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서는 사회적 담론 수준의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자신의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 대한 이해, 타자에 대한 공감, 안목의 습득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로 이어지며, 이는 교양 프로그램의 목적에 부합한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장점은 익명성을 보장함으로써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리얼리티에 목마른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리얼’을 던져준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경쟁력이다. 


(28문장 1,62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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