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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r 25. 2018

언시생 논술 #4

논제: 트렌드와 교양 프로그램

이 글을 쓸 때 내가 진짜로 만들고 싶었던 것은 실패를 테마로 한 다큐멘터리였다.
자꾸 되지도 않는 스타트업 만들라고 바람 좀 넣지 마라, 이런 느낌이었는데
1,500자 안에서 풀어내기나 논지를 구성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선회. 결과적으로 밋밋해졌다.


논제: 자신이 생각하는 현재 우리 사회의 트렌드 가운데 하나를 골라 분석하고 이를 시사교양/예능 프로그램에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논하라.


한국 표준직업사전에 등재된 직업의 개수는 12,000개가 채 되지 않는다. 반면에 미국의 직업 개수는 3만개에 달한다. 한국의 직업 다양성은 미국의 1/3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신생벤처기업, 즉 스타트업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스타트업 기업의 수는 2010년 약 8,700개에서 2016년 약 31,000개로 3.5배가량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는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양적으로 팽창한 것에 비해 스타트업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스타트업 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거의 20%에 달했지만, 2014년에는 11%대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채 6%가 되지 않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 질서는 젊은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25%에 해당하는 대표기업 중 창업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신생기업의 비율이 미국은 11%,인 것에 비해, 한국은 3%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통해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교양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유통시키는 중요한 매체 중 하나이다. 열풍에 휩쓸려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잘못된 경영 방식으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기업이 문을 닫게 되는 것은 개인은 물론 경제 전반에도 큰 불행이다. 이런 불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와 성공한 기업들의 노하우, 그 이면에 있는 기업인들의 고군분투를 상세하게 전달하는 교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프로그램 제목은 <유니콘>, 다큐멘터리 3부작으로 제작한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 드론 제작 기업인 DJI, 한국의 쿠팡 등이 대표적인 유니콘이다. 꼭 유니콘 기업이 아니더라도 성장성과 화제성을 고려해 4개의 기업을 선정한 뒤,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 창업 이후 스토리가 널리 공유되지 않은 기업을 우선적으로 섭외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정보를 동시에 제공한다.


3부작 중 1부는 스타트업의 창업 단계를 다룬다. 창업자들의 동기는 무엇이었는지, 콘텐츠 개발과 투자 유치 등 핵심적인 요소들을 준비하면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제시한다. 2부는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좌절하는 문턱, 즉 창업 이후의 위기관리에 대해 분석한다.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위기의 종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물론, 각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상세한 정보를 전달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시장의 환경을 다룬다.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위기를 잘 넘겨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들의 고충을 중심으로, 경제 생태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다큐멘터리 <유니콘>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는 가이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시청자들에게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29문장 1,559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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