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8년 3월 2일
출간됐을 때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미루던 책. 요지야 대강 알고 있었지만 어쨌든 이런 류의 서적은 실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니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대학평가를 비롯해 당장 한국에 적용해봐도 좋을 사례들도 꽤 있다. 수학이, 숫자가,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아무리 객관적인 것처럼 보여도 결국 그걸 설계하는 인간의 주관이 그놈의 객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브런치 무비패스 시사회 당첨된 줄 알고 한국판 보기 전에 부랴부랴 챙겨봤다. 결국 시사회는 못갔지만 어쨌든 일본판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여서 이걸로도 만족. 영화에서 계절의 질감을 구현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서사는 물론이고 시청각을 넘어 촉각까지 내가 그 계절 안에 들어가있다는 느낌을 주는 연출이 참 좋았다.
무려 13도의 무지막지한 IPA. 작년에 비슷한 도수의 쿼드IPA를 마셔본 적 있는데 걔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이쯤 되면 이건 맥주의 다른 차원이라고 불러야 한다. 첫 향은 새콤한데 입 안에서는 달콤한, 동시에 다양한 과일맛과 깔끔한 홉의 쓴맛이 어우러지고 끝에는 살짝 알콜 느낌이 남는다. 도수가 높으니 속이 따땃해지는 효과까지. 겨울에는 보통 임페리얼 스타우트인데 이건 딱 겨울에 어울리는 IPA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가을 내내 보다가 12월 하순부터 안 보이기 시작한 우리 동네 삼냥이들을 2월에는 자주 마주쳤다. 너무 반가워서 만났을 때 육성으로 '야 너네!'라고 인사까지 했음 ^^;; 요즘도 자주 보이는데 작년 8월에는 손바닥만하던 애들이 이제 얼핏 보면 성묘로 착각할 만큼 커버렸다. 귀요미들... 고양이 간식 얼른 주문해야지
학부 때 여러 투쟁사업장을 다녀봤지만 반올림 농성장의 풍경은 상당히 묘하다. 내가 곧 자본주의요, 라고 말하는 듯한, 휘황찬란이라는 표현으로도 담지 못하는 강남역 8번 출구 삼성 딜라이트관의 위엄과 겨울의 칼바람을 겨우 막아주는 비닐 천막의 대비란. 직업병 문제로는 한번도 제대로 사과하거나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던 삼성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되던 날, 최저기온이 영하 18도였다고 한다. 바로 그날 며칠 뒤면 11주기를 맞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농성장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이재용은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고 황유미씨에 대한 윤소하 의원의 질의에 '아이 둘을 가진 아버지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답했다. 그날 밤 농성장 바닥에서 잠들었던 황상기씨의 심정이 어땠을지, 나는 차마 짐작조차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