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겨울나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쩌다 PD Apr 23. 2018

2018년 3월 결산

작성일: 2018년 4월 1일



- 3월의 영화: 더 포스트



3월 초에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고 ‘아니 이런 명작이 ㅠㅠ’ 이랬는데 며칠 뒤 <더 포스트>를 보고 ‘최고다 ㅠㅠㅠㅠ’로.. ㅋㅋ 메릴 스트립과 스티븐 스필버그는 물론 각본을 쓴 리즈 한나에게도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보고 나서 쓰고 싶은 말이 한다발이었는데 3월 일정이 좀 빡세서 아직도 못썼네. 3월에 좋은 영화를 정말 많이 봤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물론이고 <플로리다 프로젝트>나 <소공녀>도 월간 베스트 정도는 되고도 남을 명작들인데 하필이면 3월에 몰렸네 @_@;;;



- 3월의 맥주: 스톤 빈지풀 스피릿 IPA



3월에 처음 마셔본 맥주는 병/캔 9종, 생맥주는 11종. 보통 이 정도로 마시면 가장 맛있는 맥주는 생맥주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 달에는 캔맥주인 ‘빈지풀 스피릿 IPA’가 최고. 그 다음으로 맛있었던 맥주도 병맥주인 발라스트 포인트 ‘피넛버터 빅토리 앳 씨’, 파운더스 ‘CBS’였다. 다만 얘들은 (펍 기준) 한 병에 3만원 -_-;; 이라는 무지막지한 가격이고 엥간한 바틀샵에서도 안 팔지만 ‘빈지풀 스피릿 IPA’는 이마트에서도 파는 보급형(!)이다. 스톤 양조장의 다른 IPA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싱그러운 꽃향이 꽤나 매력적인데 마실수록 파인애플과 오렌지의 달콤한 맛이 혀를 사로잡는다. 지난주에 이마트 가서 한 캔 더 사옴




- 3월의 책: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



읽기 시작한 건 1월인가 2월부터인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조금씩 끊어서 읽다가 겨우 완독. 내용이 특별히 좋았다기 보다는 자신의 삶과 글쓰기를 연결시키는 구성이 재밌었다. 다른 책들 중엔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도 좋았다. 처음 몇 작품 읽을 때는 약간 전율을 느낄 정도였다. 다만 비슷한 방식의 자극이 반복되어서 그런지 뒤로 갈수록 점점 시들해지는 건 아쉬웠다. <불평등의 킬링필드>도 나쁘지 않았다. 불평등이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지 설명하는 사회학 논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완전히 한국으로 좁혀서 같은 관점의 연구가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3월의 펍: 
신촌 비틀



신촌의 LP바. 양주가 메인이고 생맥주로는 기네스와 크롬바커가 있다. 기네스가 링고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맛있는데 여기는 술보다는 음향이 감동이다. 주기적으로 진공관을 교체하는 앰프에 4.1채널 저리가라 할 공간감까지 구현하는 스트레오 시스템.. 소리가 온 몸을 울리는 진동으로 파고드는 감동은 오랜만이었다. 단점이 있다면 대화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 가끔 혼자 찾아가서 음악을 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 3월의 고민: 미투 취재



3월에는 MB도 구속되고, 동북아 외교에도 엄청난 성과들이 있었고, 뭐 아무튼 이런저런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하지만 나에게 올해 3월은 미투로 기억될 것 같다. 안희정 성폭행 피해자가 JTBC에 처음 등장한 날, 미투 이후의 삶에 대한 구성물을 만드느라 과거 성범죄 사실을 폭로했던 피해자들에게 연락하고, 이 과정이 혹시 2차 가해는 아닌지 고민하던 순간들, 피해당사자들이나 오랫동안 그들과 연대해왔던 전문가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방송에 나갈 수 있는 이야기 사이에서의 줄타기. 너무 어렵다. 그렇다고 무한정 붙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추고 결과물을 내야 하지만 적어도 하나씩 매듭을 지을 때마다 조금씩은 나아지고,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8년 2월 결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