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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Apr 24. 2018

#withyou

마감 후 #2

- 방송일시: 2018년 3월 16일



두번째 훅 뉴스. 미투 이슈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스스로를 계속 점검했던 지점들이 있다.

- 불필요한 피해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 피해자의 취약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 취재과정에서 취재원들을 괴롭히지 않는다.

결국 취재와 방송이라는 게 2차 가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얼마나 잘됐는지는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기 보다는 좀 아쉽다. 당장 노컷 기사에 (직접 찍은 사진이 없어서..) 나간 요 아래 이미지컷만 봐도 별로다.



피해사실 언급도 마찬가지. 이런 게 2차 가해야, 이런 거 하지 마, 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결국 피해자가 왜 힘든지, 어떻게 힘든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무엇을 느낄까, 흥미를 느끼거나 자극적으로 소비하지는 않을까, 이런 고민들을 한다고 했는데 결국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다는 게 어려운 점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분들 중에 가장 마음에 밟혔던 취재원의 이야기는 담지 못했다. 아직 관련된 사법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포털에 기사가 걸렸을 때 벌어질 2차 가해가 뻔한 상황에서 과연 본인이 원한다고 모든 걸 공개하는 게 맞는 것인가. 어떤 사람은 실명과 직장이 공개되어도 괜찮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이런저런 줄타기의 과정이 어지러웠다.

처음에는 2차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주변인의 태도, 조직이나 정부수준에서의 대책도 구체적인 부분까지 다루려고 했는데 취재까지 다 해놓고 짤렸다. 다른 언론에서 많이 나간 이야기이기도 하고, 너무 뻔한데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보니.. 그래도 하나의 구성물 안에서 완결성도 가지고 피해자의 취약성만 부각되지 않는 방식이 되려면 포함됐어야 하는 내용이라고 보는데 많이 아쉽다.


참고로 기사 중간에 인용된 [익명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활동가]는 트위터의 마녀님이다. 활동가로서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통해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신 것은 물론, 직접 스튜디오까지 와서 인터뷰도 진행했다. 좋은 내용이 참 많았는데 활동가/전문가보다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중요한 포맷이다 보니 방송에는 거의 못나갔다. 기사 쏘는 권한이 있었다면 1문1답 형식으로라도 정리해서 올려보고 싶었... 뭐, 다음 기회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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