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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으로 살 것인가? 관리로 살 것인가?

귀족으로 살 것인가? 관리로 살 것인가?


장자가 복수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초나라 왕이 두 사람의 대부(大夫)를 사자로 먼저 보내

이렇게 말하게 하였다. 

대부: 우리나라의 모든 일을 선생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장자는 낚싯대를 쥔 채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장자: 내가 듣건대 초나라에는 죽은 지 이미 3천 년이나 된

신령한 거북이가 있는데 왕은 이것을 상자에 넣고 비단보로 싸서

묘당 안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지요.

이 거북이는 죽어서 뼈를 남겨 소중하게 받들어지기를 바랐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까요? 

그 말을 듣고 두 사람의 대부가 말했다. 

대부: 그거야 차라리 살아서 진흙 속을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

테지요. 

그러자 장자가 말했다. 

장자: 어서 돌아가시오. 나도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살겠소.


장자는 무위자연을 주창한 중국 송나라 때의 사상가이다.

장자는 송나라 시절 귀족이었다.

귀족이란 토지와 노비가 있는 사람을 뜻한다.

즉 그 나라에서 토지와 노비를 부려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왕은 있었지만 중앙집권적이 아닌 지방자치시대의 지방 토호 또는 제후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장자는 송나라가 망하고 귀족이 아닌 평민 신분이 되었다.

여기서의 고사는 초나라 왕이 장자에게 벼슬을 줄 테니 재상이 되어서 일하라 했지만 그는 그것을 거북이를 비유해 완곡히 물리친다.

왜 장자는 초나라의 재상을 물리쳤을까?

초나라에 들어가서 벼슬을 하는 것을 관리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관리란 지금으로 따지면 월급쟁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관리가 되는 것은 월급쟁이 정도가 아니다.

마치 배부른 호랑이 옆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 정도가 될 것이다.

왕에게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목을 잘리고 발목이 잘리는 그런 위험한 일이었다.

자신은 녹봉을 못 받고 궁핍하게 살 지언정 스트레스 받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대학생들은 학벌을 따고 학력을 키우고 스펙을 모은다.

내가 그렇게 모은 능력으로 기업에 입사한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모은 능력은 내가 쓸 능력이 아니다.

사장에 의해 쓰임을 받을 능력이다.

그러나 나이 들고 월급 많아지면 언제든 내쳐질 수 있는 능력이다.

그 능력을 소진하는 속도가 현저히 빨라지고 있다.

국내 30그룹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남자는 10.9년 여자는 6.9년이다.

남자 군대 제대하고 졸업하면 평균 27살이다. 

그로부터 11년 후면 39살이다.

100살까지는 대부분 산다는데 앞으로 6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게다가 쓸모가 없어지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회사에서 잘리지 않았지만 50도 되기 전에 과로사할 수 있다.


언제부터 잘못된 것일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일까?

아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1997년에 IMF를 맞고 그것을 졸업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제조업의 인건비는 벼락같이 오르고 제조업은 더 이상 그 인건비를 주고 단가를 맞출 수 없어서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능력의 쓸모가 나를 위해 쓰는 식의 직업이 많아졌다.

자영업이다.

그러나 자영업은 진입장벽이 없다.

소위 누구나 다 차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누구나 다 성공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라에서 진입장벽 쳐준 직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의사, 변호사, 교사, 공무원 등이다.

그래서 학교보다는 과로 공부 잘하는 순서가 바뀌었다.

그러나 그들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나이 들면 그들도 은퇴해야 한다.

그래도 일반인보다는 삶이 훨씬 낫다.

연금도 있고 한번 따면 변치 않는 자격증도 있다.

그러나 연금도 개혁할 것이고 자격증 가진 사람의 숫자도 만만찮게 늘어나고 있다.


귀족의 삶을 꿈꾸지만 그것을 이루는 이는 많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은 2500년 전에 장자가 고민했던 그것과 오늘날도 다르지 않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http://cafe.daum.net/jord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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