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라벨이 주는 거짓 자존감
미국엔 대형 무선전화회사가 넷 있다. 우리 가족은 그중 통신 시설이 가장 좋다는 V사 고객이었다. 적어도 지난 15년 동안 이 회사 시스템에 연결되는 전화기를 갖고 다녔다. 처음에는 아내와 나만 가입해 고객이 둘뿐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비롯해 우리 계좌에 가입돼 있는 사람이 여섯이나 된다.
그러다보니 비용도 꽤 불었다. 요금 230달러에 세금이 더해진 고지서를 다달이 받았다. 그리고 이 액수가 자동으로 매달 카드 계좌에서 결제됐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얼마 전 나는 가정 예산을 다시 짜면서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전화비용에서 컴퓨터 커서를 멈췄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이 돼버린 스마트폰 서비스업은 언젠가부터 회사에 따라 서비스 질이 그리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커머디티화된 분야가 됐다. 이 사실을 증권 분석 일을 하는 내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가장 비싼 요금으로 알려진 V사를 떠나 경쟁사로 옮길 것을 검토하지 않았을까?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던 내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우리는 2013년 여름까지 뉴저지주 서밋(Summit)이라는 타운에 살았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다. 뉴욕시를 떠나 근교로 이사하려고 할 때, 옛 모건사 동료가 살고 있던 서밋에 놀러갔다가 그곳으로 결국 이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크리스천 학교에 보내기 위해 우리는 10년 동안 살았던 서밋을 떠나 북뉴저지에 있는 페어론(Fair Lawn)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 소식을 들은 한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아, 페어론, 평민들 사는 데."
그때 당시에는 그저 웃고 넘겼다. 그리고 살고 있는 도시나 졸업한 학교, 다니는 회사나 즐겨 가는 휴가지 등의 이름을 내세워 다른 이들에게 부러움을 사려는 분위기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평민들이 사는 페어론에서 왔다며 빈정대는 말투를 쓰곤 했다. 그런데 왜 전화회사 선택에 관한 생각을 하면서 이 기억이 내 뇌리를 스쳐갔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비용이 가장 저렴한 S사로 바꿨다는 사람들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아직도 V사 고객이라는 사실에서 우월감 같은 것을 느끼곤 했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더 가졌다는 사실, 그래서 무엇이나 최고의 것을 쓴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보여주려는 사람들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고 있는 지역, 타고 다니는 차, 들고 다니는 가방 등의 이름에서 자존감을 얻는 이들보다 더 바보스럽게 돈 낭비를 해 왔던 나를 책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 한구석에 있던 V사가 주었던 어처구니없는 자존감 같은 것을 내려놓기로 한 나는 즉시 무선전화회사 쇼핑에 나섰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주부터 S사 고객이 됐고 한 달에 110달러로 전화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상품이 아니다. 따라다니는 라벨로 다른 이들을, 또 나를 판단할 수 없다. 인정받기 위해, 부러운 눈길을 얻기 위해, 또 가볍게 보거나 얕보는 듯한 눈길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모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시할 수 없을 만한 노력과 액수일 것 같다. 내가 만일 계속 V사를 고집했다면 한 달에 120달러, 1년에 1440달러, 10년이면 1만4400달러(약 1600만원)를 낭비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쓸데없는 자존감을 사기엔 너무 큰 액수다.
돈 낭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것들이 내게 거짓 우월감을 준다는 사실이다. 나의 인간적 가치는 내가 얼마나 가졌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나의 자산과 재능을 지혜롭게 쓰면서 다른 이들을 섬기는 것이 나에게 더 소중한 가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방해하는 이름들, 아직도 나를 거만하게 만드는 그것들을 내게서 없애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겠다.
[신순규 시각장애 월가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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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시대에서 자본주의로 넘어오면서 지배층이나 권력층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 권력층은 봉건시대에는 귀족 자본주의 시대에는 자본가들이다.
어떤 생각인가?
바로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권력과 부가 있었다.
그러나 봉건시대 귀족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존경과 두려움을 받은 반면 자본가들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존경과 두려움은 없었다.
이유는 봉건시대 귀족은 복장만으로 귀족인지 권력층인지 알 수 있었으나 자본가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을 복장으로 알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힘들었다.
결국 자본가들은 귀족과 똑같은 방식으로 다른 계층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그것은 필요와 관계없는 낭비적인 요소만이 가득한 소비를 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수 억원짜리 시계를 차는 것이다.
필요와 관계가 없으니 시계가 잘 맞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시계는 말도 안 되게 비싸며 고급재료를 써서 장인이 만들었고 그로 인해 가격은 수 억원이라는 방식이다.
도저히 서민들은 따라 할 수 없는 소비를 함으로써 서민의 기를 죽이는 것이다.
이것이 쏘스타인 베블런이 얘기한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다.
이러한 형태는 입는 옷과 집과 차 등등으로 차별화 된다.
그러나 쏘스타인 베블러인 얘기한 과시적 소비는 베블런이 얘기했듯이 별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중산층의 흉내내기(emulation) 소비가 문제가 된다.
이들은 자본가의 소비성향을 자본주의의 이상향으로 설정한다.
이상향으로 설정했다는 얘기는 자본주의에서는 좋은 삶을 많이 벌어서 많이 쓰고 이러한 과시적 소비를 따라 하는 것을 바로 자신이 잘사는 좋은 삶으로 규정했다는 얘기다.
중산층은 돈이 자본가만큼 없으니 이들은 준명품과 같은 것을 사대기 시작한다.
3억 원짜리 시계는 살 수 없으니 3천만 원짜리 준명품을 사겠다.
3억 원짜리 차는 가질 수 없으니 6천만 원짜리 준명품 차는 갖겠다.
이러한 것 말이다.
만약 이렇게 마음 먹은 중산층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계급지어 구분한다.
그러면서 수 많은 계급의 하나로 자신을 가둬 버린다.
그리고 그 계급을 하나 점프 하기위해서 온갖 힘을 다 기울인다.
어느 학교를 나와야 하며 어떤 곳을 여행 가야 하며 어떤 옷을 사야 하며 어떤 차를 타야 한다.
그것을 해야 하는 목표가 있고 그것을 못 하는 사람은 마음속으로 무시한다.
그러나 그렇게 규정 짓는 순간 당신은 자본주의 덫에 걸린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쓰려면 자신이 쉴 시간은 도대체 있을까? 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가진것을 소비에 썼으므로 매월 날아오는 월부금을 갚느라 허리가 휘며 만약 신상이라도 나오면 그것을 소비해야 하니 미래에 투자할 여력 따위는 전혀 없다.
노동으로 돈을 벌 시간을 소비로 보내고 노후는 안중에도 없다.
그러나 노동의 종말을 맻는 시간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일반 샐러리맨이라면 40대 중반이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직업을 찾는 노력이나 자본으로 노후를 준비하기는 커녕 지금도 자본주의가 쳐 놓은 덫에 걸려 월부금을 내느라 정신없는 중산층이 대부분이다.
인생의 가치는 좋은 삶이고 그 좋은 삶은 정신적인 것이며 돈이 들지 않고 무한으로 추구해도 마르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명예, 아름다움, 앎, 배움, 봉사, 자아실현과 같은 종류의 정신적인 가치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돈이라는 정신적인 가치에 매몰되어 돈을 버는데만 집중하거나 돈을 소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렇다면 이들 중산층은 왜 인생의 가치를 모를까?
1. 너무 가난해서다.
너무 가난해서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다.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할 여유와 시간이 없다.
2. 배우지 못해서다.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삶을 가질 수 있으려면 책에 나오는 전문용어는 물론이고 그 책을 읽을 수 있는 배경지식과 그것을 통해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어갈지에 대한 사고가 필요한데 이것은 꾸준히 책을 읽는 노력을 통해서 발전하고 그 시간 또한 한참 걸린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가 쉬운가?
그러니 남에게 보여주는 과시를 위한 소비만을 하게 되고 그것은 죽을 때까지 인생의 가치름 모르고 자본주의의 충직한 노예가 된다.
그렇게 살지 않으려면 매일 배워야 한다.
그래야 돈 보다는 지식을 소비하며 하루 하루 커 나가는 빛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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