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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역(逆)귀농

[천자 칼럼] 역(逆)귀농


고두현 논설위원





“농사 매출이 한 해 300만~850만원에 불과합니다. 8250㎡(2500평) 땅에 여러 작물을 심었는데 종자비와  인건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죠. 이제 농사짓는 요령은 조금 익혔지만 이걸 판매하는 게 마땅치 않아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고백이다. 말이 좋아 전원생활이지 새벽부터 밤까지 ‘뼈빠지게’  일해도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연매출 1억원 이상의 ‘억대 농부’가 가끔 뉴스를 타지만 대부분의 농촌 실상과는 다르다.  그래서 ‘귀농 선배’들은 “치킨집보다 더 악착같이 하지 않으려면 포기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농어업 분야 취업 인구가 6만2000여 명 늘었다. 이들 중에는 명예퇴직 등으로 조기퇴사한 사람이나 자영업에 내몰렸다가 그마저  포기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준비가 덜 된 귀농(歸農)·귀어(歸漁) 인구가 그만큼 많다. 잘못하면 도시로 돌아가는  ‘역(逆)귀농의 고통’을 맛봐야 한다. 벌써 10명 중 1~2명이 도시로 귀환하고 있다.




귀농인의 가장 큰 어려움은 영농실패다. 준비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귀농은 도시에서 창업하는 것과 다르다. 거주지를 통째로 옮겨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농촌 마을 특유의 ‘관습법’과 보이지 않는 텃세도 넘어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 귀농인의 50%가  주민 텃세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농지와 집 지을 땅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각종 보조금과 지원제도를 내세워 귀농을 부추기는 정책에 휘둘리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마을발전기금’으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귀농인들은 “툭하면 마을 잔치나 농수배수로 설치 등의  명목으로 발전기금을 내놓으라고 한다”며 곤혹스러워한다. 대부분은 불이익을 겪기 싫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낸다. 낙후된  의료시설과 아이들 교육 문제까지 겹치면 걱정이 더 커진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시골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도시생활보다 심하다. 도시의 스트레스 지수가 22.88인 데 비해 비(非)도시는 23.08로 나타났다. 인구가 적은 시골일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도시에서 자란 사람의 역귀농 사례가 농촌 출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귀농에 성공하려면 최소 5년 전부터 준비하라”고 권한다. 전원에서 인생 2막을 즐기는 것이야 누구나 꿈꿀 만하지만, 그럴수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도 무릉도원만 노래한 게 아니다.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며 관직을 버린 그는 평생 끼니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kdh@hankyung.com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9011434061







“농사 매출이 한 해 300만~850만원에 불과합니다. 8250㎡(2500평) 땅에 여러 작물을 심었는데 종자비와  인건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죠. 이제 농사짓는 요령은 조금 익혔지만 이걸 판매하는 게 마땅치 않아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돈 벌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전원 노후 생활 쉽지 않다는 얘기다.




뭐 사는 것이 쉽겠냐 마는 막상 귀농을 하게 되면 고생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농사를 배운적도 없으면서 그냥 시골로 가면 백프로 실패한다.


그리고 내성적인 사람들은 시골가면 안 된다.


왜냐하면 시골은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도시와 시골 중 어떤 곳이 개인생활하기 쉬울까?


바로 도시다.


광화문 사거리나 강남역 사거리를 지나가 봐라 누가 아는 척이나 할 사람이 있을까?




어떤 사람이 장마가 닥쳐서 물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보고 무엇이 힘들었냐고 물어보니 비가 와서 홍수가 났는데 마실물이 없어서 고생했다고 한다.




도시가 그렇다.


사람은 홍수인데 군중속에 고독이다.


즉 내성저인 사람이나 간섭받기 싫어 하는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것이 낫다.




그런데 시골은 이런 내성적인 성격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가서 농기구 빌려야 하는데 위에서 말하는 것처럼 모조(동네발전기금)도 좀 하고 안면도 좀 익히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싸가지 없다고 소문이 나서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도시에서 뭐 하다 왔는지 꼬치꼬치 캐묻고 뒤에서 수근거린다.


그렇다고 시골이 아주 나쁜 동네라는 뜻은 아니다.


시골도 농사 지으려고 내려가서 적응하기 만만찮다는 뜻이다.




울릉도에서 농사짓는 가수 이장희에게 전유성이 뭐가 힘드냐고 물어봤다.


그러니 돌아오는 답이 '허리가 너무 아퍼'였다.


기사에서처럼 허리를 펼 수 없게 개고생 한다는 얘기다.




강화도에 있는 사람이 텃밭에 잡초가 나서 땡볕에서 그것을 밀집모자 쓰고 장갑 끼고 뜯고 있었더니 옆집 사람이 와서 얘기했다.




'나는 태어나서 잡초 이기는 사람 본 적이 없다. 농약 쳐라.'




안정적인 노후는 썩지 않는 주식, 채권의 배당금, 이자로 도시에서 럭셔리 하게 사는 것이다.


그러려면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주식을 모아 준비해야 한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http://cafe.daum.net/jord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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