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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힘   

How Asia Works: Success and Failure in t

  아시아의 힘   




조 스터드웰 (지은이) | 김태훈 (옮긴이) | 프롬북스 | 2016-01-21 | 원제 How Asia Works: Success and Failure in the World's Most Dynamic Region (2013년)  



표지를 보면 빌 게이츠가 나와있다.

그러나 빌 게이츠가 쓴 책은 아니다.

그가 호평을 한 책이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가 호평을 했건 워런 버핏이 호평을 했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이 이 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는데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이 책의 큰 줄기는 동북아 3국 한국, 일본, 대만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성공했는데 왜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인 동남아 4국은 왜 경제개발에 실패했는가를 자세한 사례와 통찰로 풀어나간다.



경제학자 하면 떠오르는 이가 누구인가?

사회시간에 배운 아담 스미스, 리카르도 등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성공한 동북아 3국에서 가장 받들어 모셔야 할 경제학자는 프리드리히 리스트이다.

그럼 이 둘이 차이는 무엇인가?

영국의 아담 스미스는 자유무역주의 경제학자이고 독일의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보호무역주의 경제학자이다.

그럼 리스트가 왜 중요한가?

영국과 독일의 시대상황이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갈라놓았다.

이 책에서 리스트의 이론 중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보호무역주의가 아닌 유치산업을 육성하는 보호무역주의 정도 될 것이다.

영국의 아담 스미스가 자유무역주의를 설파한 것은 당연하다.

영국은 강대국이고 식민지를 많이 거느린 나라다.

영국이 어떻게 식민지를 수탈했는가?

산업혁명으로 값싼 모직물이 넘치자 이를 인도와 중국 등에 팔아 막대한 부를 거둬들여해가지지 않는 나라가 되지 않았나?

게다가 영국은 기축통화국으로 막강한 금융을 바탕으로 자유 개방으로 더 많은 이득을 편취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로 보면 어떨까?

식민지는 보호무역주의를 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 중에서도 유치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 말이다.



예를 들어 신흥국에서 수입만 하던 자동차를 어느 날 갑자기 민간기업 하나가 자국의 기술로 자동차를 만든다고 치자.

그러면 자동차를 수출하던 선진국은 두 가지 방법을 쓴다. 

협박과 회유 작전이다.

첫째 협박

그전까지 비싸게 신흥국에다 팔아먹던 자동차를 갑자기 가격을 1/10 가격으로 낮춰서 판매한다.

물론 지금은 반덤핑 관세로 보복을 당하고 WTO에서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것이 선진국이 제조업으로 한창 후진국에 수출하던 1970년대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럼 신흥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품질 좋고 디자인 좋고 거기다가 가격까지 싼 선진국 자동차가 물밀듯이 들어오니 도산을 하고야 말 것이다.



둘째 회유

국산을 만들려던 회사를 꼬드겨 자신의 자동차 조립 하청업체로 만든다.

엔진이나 핵심부품은 선진국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쓰게 하고 그 회사는 단순 가공조립만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선진국 자동차 회사는 안정적으로 부품과 라이선스를 팔아먹고 신흥국 자동차 회사는 기술개발 없이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리스트가 중요하다.

리스트는 1825년부터 1832년까지 미국에서 살았는데 알렉산더 해밀턴이 1971년 의회에 제출한 제조업 보고서에서 언급한 유치산업을 육성하는 보호주의 산업정책을 연구하면서 개발에 대한 그의 생각을 확립했다.

한마디로 리스트는 신흥국에서는 온갖 방법을 다 써서 국가의 유치산업 보호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철강 등 중공업 분야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공할 때까지 자국의 유치산업을 보호해야 하며 그것은 그 나라 지도자의 생각과 역량 그리고 민간기업의 수장의 역할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들어오는 수입품에 유치산업과 관련된 제품이 들어오면 고관세를 매기고 자국의 유치산업이 세계의 초일류 제품과 경쟁을 할 때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리스트의 생각을 가장 잘 받아들인 곳이 일본이다.

일본은 독일과 2차 세계대전 동맹국이었고 리스트의 보호무역정책을 잘 흡수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서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공업국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국의 박정희가 발전시켰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나?

박정희 전까지 이승만 정부는 아담 스미스의 자유주의 무역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여 유치산업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게다가 금융시장마저 개방되었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에 손 벌려 배급 타 먹는 거지꼴을 면치 못하던 상거지의 나라였다.

그러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나서 국가의 방향은 완전히 반대로 갔다.

박정희는 관동군 중위로 복무하며 일본의 대규모 산업화 드라이브를 감독한 정예 군인이었다.

박정희는 일본이 이룬 성공을 한국에 접목시켜 국가의 부를 이루려는 꿈을 갖고 있었다.

물론 그는 독일의 성공과 터키의 케말 파샤, 이집트 압델 나세르의 현대적인 대규모 산업 육성 노력도 면밀히 공부했다.

일단 해방 귀족이라 불리는 현재의 재벌들을 싹 다 잡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했다.

국가에 헌납한다는 각서를 받고 그들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어떻게 수출을 하여 나라에 보국할 것인가를 강요했다.

이 대목은 아주 중요하다.

재벌이 있는데 그들이 그냥 정치권과 결탁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쉬운 사업을 하려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롯데와 같이 내수시장만 먹어치우는 대규모 백화점 사업만을 하고 독점권을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나라의 발전은 없고 국민들은 대부분 못살게 될 것이며 소수의 정치권력과 소수의 재벌이 그나마 없는 부를 독점하는 그런 나라가 될 것이 아닌가?

그게 이승만 정부 시절 해방 귀족이 정권에 붙어먹은 짓거리이다.

그런데 박정희는 이렇게 하지 않고 수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대책을 내놓으라 했고 만약 그런 대책이 없다면 전재산을 몰수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주었다.

그래서 재벌은 박정희의 협박에 못 이겨 철강, 자동차, 조선, 전자산업 등 현재 우리나라가 일어설 수 있는 대부분의 중공업과 전자산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박정희는 IMF와 미국의 자유무역주의를 위한 개방을 귓등으로 들었으며 하는 척만 했지 실천하지 않았다.

그리고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융자와 원자재에 대한 세금 및 관세를 면제해 주었고 일본의 배상금을 받아내서 수출기업들을 지원했다.

포스코의 박태준 회장은 이 돈의 출처가 전쟁배상금이며 조상의 피와 땀과 같은 돈이니 만약 사업이 실패하면 포항 앞바다에 빠져 죽자고 하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한국은 어려웠지만 고난을 뚫고 유치산업을 육성했으며 제조업에서 일본이 미국에게서 빼앗아왔듯이 일본에게서 한국이 그렇게 했다.

그런데 동남아 4국은 어떻게 동북아 3국과 다르게 몰락했는가?

필리핀은 1950년대에 한국보다 훨씬 잘 살았는데 지금은 발바닥에도 못 미치는가?

필리핀을 비롯한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는 같은 길을 걸었다.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조언을 듣지 않고 미국의 자유주의 개방경제를 따라갔다.

그로 인해 유치산업은 꽃을 피우지 못했으며 이승만 정권 시절과 같은 해방 귀족만이 남아 정경 유착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자국의 재벌들에게 수출할 것을 강요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외국의 자동차 조립공장과 같은 하청만 하거나 정부에서 독점사업권을 따내 자국 시장에서 손쉽게 돈을 벌었다.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필리핀의 마르코스 또한 오십보백보였다.

그래서 이들 국가는 아직도 외국에 구걸을 하고 외국으로 자국의 엘리트 여성들을 싱가포르나 홍콩 등지로 보내 가정부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취업비자 완화해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가정부를 수입해 임금을 확 낮춰 보모로 써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저출산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럼 이 책이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

지금 뜨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럼 중국은 동북아 3국 일본, 대만, 한국의 모델을 따라가는가? 아니면 동남아 4국의 모델을 따라가는가?

지금 중국의 리더는 동북아 3국의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한국이 일본의 궤적을 따라가서 일본을 제쳤던 것처럼 중국도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반도체에는 칭화 유니그룹, 푸젠 진화 집적 공사는 10조 원, 6조 원씩을 쏟아부어 공장을 지어 대고 있다.

그 외에도 디스플레이에 BOE도 그렇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우리나라 삼성, LG의 견제도 노골적이다.

그들은 삼성 SDI, LG화학에서 공장을 현지에 지어 3원 계 배터리를 공급을 하려 하자 위험하다는 이유로 배터리 보조금 주는 것을 거부했고 이를 한국에서 문제 삼자 새로운 표준을 만든다고 무기한 연기해버렸다.

그들은 IMF와 미국 정부가 아무리 시장을 개방하라 해도 절대 개방하지 않고 경쟁력이 생겼을 때가 된다면 마지못해 개방하는 박정희의 전략을 그대로 답습한다.

이 책에서 중국에 대한 미래의 평가는 좋지 못하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왜 이런 흐름이 진행되어왔고 앞으로 신흥국은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흐름을 제시한 좋은 책인 것 같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http://cafe.daum.net/jord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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