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분위기를 심하게 훼손하는, 보다 구체적으로는 청소를 하지 않거나 수업 분위기를 흐리거나 약한 학우를 습관적으로 괴롭히는 사람들을 내가 괴롭혔다.
스스로 선의 편에 서 있다는 착각에 통제를 못하고 폭력을 저질렀다. 양성평등을 일찍이 시연한 페미니즘 일 세대(?)였다. 여학우도 팼다. 혀가 아니라 배드민턴 라켓과 빗자루로 팼다. 그래도 남학우는 책상과 의자로 팼는데 온전한 양성평등은 시도하지 못했다.
동네에서 양아치로 소문나서 6학년 때 중학교 엉아들에게 강제 흡연 음주 조기교육 엘리트 과정을 사사받고 꽁초를 세금으로 바치며 주기적으로 집단 구타를 맞았지만 학업 성적은 상위권이어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과 어울려 독서실에 다니며 뒤를 봐줬다(?).
배운자들이 하는 짓거리가 비슷하다는 것을 점차 확인하고, 더욱 고도로 정교화된 형법적 경제적 폭력을 해내기 위해 공부를 팠다.
선배 스승 부모를 가리지 않고 다 패다가 어느 밤 밤새 부친을 팼더니 정신병원에 들어가서, 폭력을 끊었다. 공격이 나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공격을 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능력 중 하나는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이라고 믿는다. 시간 위로 펼쳐지는 운명과 필연의 농간에 다소 개입해 신과 조율하는 능력을 말한다.
스무 살이 되어 대학에 입학을 하는데 입학비와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부모를 여러 번 봤다. 나의 부모를 포함해서. 80억 개의 인생과 80억 개의 사정이 있겠지만, 시간이 이십 년이나 있었음에도 오백만 원을 준비하지 못하는 게으름과 천진함에 동조할 수 없다.
현재의 쾌락을 부분적으로 포기하고 발전을 거듭해 재산을 축적하고 불리며 장기적인 안녕과 지속적 쾌락을 이븐 하게 추구하지 못하는 삶을 하나씩 등졌다.
200명의 친구와 거리를 벌리고 20명의 여성과 이별을 하고 통잔에 푼돈을 만지며 쓸쓸하고 흡족하게 삭아간다.
나의 생활비는 나의 자산소득을 넘지 않는다. 정신의 빈곤함을 견디지 못해 습관적으로 사물을 획득하는 일에 중독되고 여행을 주기적으로 떠나지만 보고 느끼는 것은 없는 좀비들을 피해 세상에 등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