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리고 좀 그런 날
술을 꽤나 즐기는 편이다.
대부분의 술을 좋아하고, 자주 마시는 편이긴 한데, 오늘 문득 든 생각은, 취하고 싶은 날에는 쉽게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하고 싶은 날은 공공의 적이 됐든, 잊어버리고 싶은 무엇이든,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이 놓칠 수 없는 분명한 표적(?)이 되기 때문에 정신 줄을 쉬이 놓을 수 없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참 이상하다. 나는 잊고 싶기 때문에 마시는데, 그 이유 때문에 정신줄을 쉽게 놓을 수 없다.
어쩌면 이 모순도 거하게 마신 술 때문일 수도 있겠다.
망할, 하지만 고마운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