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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동이 Feb 01. 2021

아침 풍경

겨울 아침

아버지는 큰 무쇠 솥에

물을 그득 담아 불을 지폈지


김이 모락모락 나고

부엌에 온기가 돌면

엄마는 더운물 찬물 섞어 쌀을 씻고

작은 무쇠 솥에 밥을 지었지


고슬고슬한 밥을 

식구수대로 밥공기에

그득하게 담고

누룽지는 설탕을

훌훌 뿌려 

설탕이 녹아들면

쇠 주걱으로 박박 긁어

방으로 들이밀었지


누룽지 한 조각 집어 들고 씹으면

내 입속은 바삭바삭 달콤한 노래로 찼고


아버지가 데워 놓은 따뜻한 물은

학교 가기 전 세숫물이 되곤 했지


그을음 가득한 옛 부엌이 그리운 건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흙으로 돌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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