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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동이 Feb 10. 2021

내 이름은 잡풀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화단이다

폭염을 거뜬히 이겨냈고


어제 그제 비가 내려

구두에 광나듯

내 삐죽삐죽한 몸도

광채가 난다


행복에 겨워

목에 힘주어 웃던 날


남자가 얼굴에

투구를 쓰고

긴자루 달린 걸 들고 와

휘두르니


부앙 부앙 큰 소리가 나고

친구들이 베어진다


녹색 냄새가 진동한다

이것은 피 냄새다


초가을은

너무 짧았고

으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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