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에서 3년 가까이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웠다.
보컬, 연극, 뮤지컬, 통기타 이렇게 여러가지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배우로써 무대에 올라가 볼 수 있다는 것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난 그 동호회의 존재자체를 지금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였을까? 나에게 극작 수업이라는 반이 개설되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너무 신기했다.
배우일 땐 알 수 없었던 극의 상황과 흐름들을 보며 너무 흥미로웠다.
작가는 글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배우는 연극을 통해, 보컬이나 기타리스트 등 음악가는 자신의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을 극작을 통해서 더 깊게 느끼게 되었다.
3개월간의 시간 동안 대본을 쓰기 위해 해야하는 것들을 배우고 실제 직접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대본화 작업을 하고 이젠 그 대본을 가지고 연출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한참 부족한 나의 처녀작이지만 어디 감히 내가 대본을 써본다고 상상이나 해봤을까?
배우가 한 그루의 나무를 표현하는 거라면 작가는 숲을 그리는 사람인 것 같다.
캐릭터 별로 등장하는 이유와 도움을 주는 대사와 강조, 그리고 이 극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만들어 가다보니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결코 가볍게 쓸 수 없더라..
일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대본 작업을 하려니 새벽 늦게 까지 쓰는 것도 태반이었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흥미로운 작업이었고 4번의 수정을 통해 현재의 대본이 나왔다.
함께 무대를 섰던 배우들도 있고 처음 온 배우들도 있는데 이들이 나의 작품에서 내가 생각해서 만든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극작가로써의 3가지 관문이 있다고 배웠다.
1. 대본을 쓰는 것.
2. 인정을 하는 것.
3. 포기를 하는 것.
나는 현재 2번째의 단계에 있는데 2번째 단계는 대본을 쓰고 때로는 연출과 배우와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 남 탓을 하지 말고 인정하는 단계라고 한다.
하다보면 배우의 부재와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캐릭터를 삭제하고 결국엔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고 하는데, 하나의 대사와 캐릭터에게 참 많은 애정을 쏟아서 만들어진 대본이 그렇게 된다면 참 마음이 아플 것 같다.
그리고 창작을 하는 대본의 마지막 글자를 쓰고 출력을 한 시점에서 그 대본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연출과 배우들이 이끌어 나가고 바뀌게 될 수 있고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해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사실 그게 더 값진 게 아닐까?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참 많이 배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극작가로써 넓어진 견해를 가지고 다시 배우로 서본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언젠가 나에게 좀 더 여유가 생긴다면 배우로 또 다시 꼭 서보고 싶다.
지금은 나의 작품이 무대에 서는 것 그리고 나서 관객들의 평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까지 경험해보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배움이란 늘 나를 설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