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시험을 치고 나오는 길에 시원하게 생겨서 찍은 나무다. 중학교 때 처음 한국사 시험을 치러 갔던 것 같다. 시험은 어렵고 공부는 덜 하여 두 번 연속이나 고급 시험에 떨어졌다. 고등학생이 되고 죽기 살기로 국사 공부를 하여 세 번 시도만에 합격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간 낯선 동네였고, 시험이 끝났을 때 퇴근길의 아빠가 데리러 왔었다. 그때는 참 필사적이었다. 조금이라도 쉬거나 게을러지면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할 줄 알았나보다. 이제는 아니라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