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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상수첩 Mar 02. 2018

소설을 읽지 말아야지

 새벽 1시에 잠들었는데 3시에 깨서 지금까지 잠이 안 온다. 정신이 이상한 타이밍에 맑다. 그래서 혹시나 글을 쓰면 잠이 올까 하여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시험을 치고 그동안 못 봤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엊그제 만났던 절망 멤버들은 참 좋다. 내가 이해받는 기분이다. 표면을 살지 못하고 언제나 저 밑에서 살아가는 느낌을 다시 공유하며 술을 많이 마셨다. 너희들은 어찌 그렇게 표면을 살아가니.


5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날 때 나의 아주 솔직한 심정은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되도록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억지로 말을 하게 되고 대부분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말들이다. 진심이 아닌 말들이 오가는 과정들이 연극같다. 표면적인. 너무나 표면적인 것들. 하지만 왕따가 될 수는 없다.



3월부터는 노래를 많이 들어야지. 데이터가 남으니까. 물을 많이 마셔야지. 공부 열심히 해야지. 걸어서 집에 와야지. 과외를 그만 두어야지. 아침을 먹어야지. 커피 한 잔은 꼭 마셔야지. 소설을 읽지 말아야지. 외로워지니까. 외로워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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