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의 구멍

by 조제

트라우마의 구멍, 캔버스에 아크릴


저기 트라우마로 통하는 구멍이 있다. 아파서 가까이 갈 수도 들여다 볼 수도 없다.하지만 분명히 있다. 나는 이 구멍을 오랫동안 가지고 살아왔다. 저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이 그림을 그릴 때 나의 트라우마에 입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억업되거나 회피하지 않고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 트라우마의 입구로 들어가 직면하고 싶었다.


입구 주위에는 아프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붉은 색으로 상흔을 남겼다. 트라우마의 입구는 마치 피딱지가 생긴 피부처럼 느껴지게 그렸다.


트라우마는 소외되고 억업되고 회피되기 쉽다. 하지만 피가 날 듯한 아픔을 견디고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조금씩 치유될 수 있다. 트라우마를 들여다 볼 때는 혼자서가 아니라 심리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일 때 좋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트라우마의 안으로 들어가보자. 생각보다 덜 아플 수도 더 아플 수도 있다. 트라우마를 견디고 발설하고 건너가 보자.


멀리서 봤을 때는 무섭고 엄두가 안 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조금씩 익숙해질 수 있다. 그럴 때가 다가오길 바라며 이 그림을 그렸고 지금 바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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