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마음이 습자지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작은 일만 생겨도 찢어지고 구겨지는 습자지 말이죠. 그만큼 외부 자극 그리고 내부 자극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은 습자지는 아니고 그냥 a4용지 정도는 된 것 같은데요.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은 저는 어린시절이 불행했고 트라우마가 있어 그게 현생을 많이 침범했기에 그 치료를 먼저 한게 효과가 있었습니다. 치료를 통해 정서가 안정되어서 기본적인 기분이 우울과 불안에서 평온으로 서서히 바뀌어졌습니다.
평온이 기본 기분이 되니까 안 좋은 자극이 와도 전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마음챙김 명상을 알게 되어 현재에 정신을 많이 놓게 되면서 회피하는 버릇이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처럼 마음 혼자 도망가지 않으니까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행했지요.
자신에게 맞는 외부상황을 선택하고 안 좋은 환경은 되도록 피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직장생활 재활을 위해 올해 세 곳에서 알바를 했는데 저를 힘들게 하는 곳들은 그만두고 지금 제가 할 만한 곳에서 알바를 쾌적하게 사개월째 하고 있습니다.
물론 먹고 살아야하니 직장을 그만두거나 바꾸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무조건 참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닥달하지 않고 서서히 적응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바에서 새로운 일이 생겼을 때 전에는 지레 겁을 먹고 걱정부터 했는데 요즘은 일단 걱정부터 하지 말고 해보고 알아보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자고 생각합니다.
불안해하거나 겁 먹거나 걱정 부터 하지 않고 일단 차근차근 조금씩 해보자는 게 새로 생긴 마음가짐인데요. 이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가 되었든 좀 무리가 되는 것 같으면 잠시라도 쉬는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한 듯 합니다.
예전에는 저를 되게 채찍질하고 되지도 않는 자기계발(?)을 점프하듯 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조금씩 해봅니다.
결국 마음의 근육은 자신에게 얼마나 상냥하는 가가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 엄마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돌봄을 받은 아이가 건강하듯 자신에게 사랑을 받고 돌봄을 받은 마음이 튼튼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저는 계속 저의 마음을 바라보고 관찰합니다. 무언가 필요한 게 있는지, 무엇이 힘든지 물어보고 채워주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너무 나자신에게 무관심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만을 강요했습니다.
이제는 제 마음의 친구가 되어서 손을 다정히 잡고 천천히 걸어갸고 싶습니다. 이것은 연습이 필요한 일이므로 계속 인식하고 연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