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귀가 닳도록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 해보니 어릴적 이야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얄미운 토끼는 잠도 자지 않고 저 만치 훅 달려가 결승점을 통과해 버렸습니다.
초등학교 때 배운 이율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세상에 율(%)이라고 붙은 단어 뒤에는 단리 혹은 복리라는 말이 숨어 있습니다.
단리는 원금에 대한 이자만을 계산합니다. 반대로 복리는 원금과 이자를 더한 값에 다시 이자를 붙여줍니다.
내 저축이 단리보다는 복리였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자 이율 이야기가 나왔으니 세상에 율로 끝나는 말들 중 몇가지만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은행의 적금 이율 : 은행의 적금 이율은 위에 설명드린대로 대부분 단리율로 계산이 됩니다.제가 알기론 80년대이후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복리는 사라졌다고 합니다.
2) 물가상승율: 물가상승율은 어떨까요? 많은 분들이 물가를 단리로 알고 계십니다. 그럼 쉽게 따져보겠습니다. 작년 1000원 주고 마신 커피가 올해 10%인상되어 1100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두 값이 올라 다음달에 10%를 다시 인상한다고 합니다. 이경우 커피값은 1100원에서 10%인상이 됩니다. 눈치 채셨습니까? 물가는 복리로 올라갑니다. 더욱이 이녀석은 한번 올라가면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3)투자수익율 : 펀드나 주식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민감한 사항인 투자 수익율은 어떨까요?
어제 100만원 주고 산 주식이 10%상승에서 110만원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이 주식의 시작가는 110만원입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10%가 상승해서 121만원이 되었습니다. 네…복리 맞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110만원에서 하루아침에 90만원으로 곤두박칠 칠 수도 있습니다. 물가와는 다르게 이 경우는 후퇴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가능성을 리스크라는 말로 부릅니다.
“거북이(적금)와 토끼(물가)가 경주를 합니다. 이솝우화에서는 분명 토끼가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토끼가 잠을 자지 않고 오히려 멀리 도망을 갑니다. 자고 일어나면 도망가 있고 자고 나면 또 저만치 도망을 갑니다. 한번 가면 되돌아 오지도 않습니다. 거북이는 너무 화가 나서 위험을 무릎쓰고 사자(투자)를 데리고 옵니다. 잘못하면 자기가 잡혀 먹을 수 도 있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사자를 불러 그 위에 타고는 경주를 합니다. 그런데 이 사자가 자꾸 자기를 보고 입맛을 다십니다. 옆집 거북이도 이렇게 죽었다는데 왠지 불안해 옵니다…” 2018년 판 Joseph' 우화입니다
자 이제 우리도 이 세마리 동물의 경주에 직접 배팅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각자 자기 돈을 동물의 등위에 직접 올려놓는 것이 이 경기의 배팅 방식입니다
거북이는 올려놓기가 너무 쉽습니다. 하지만 우승 가능성이 적어 보입니다. 토끼는 올려놓기가 조금은 어렵지만 올려놓아 우승해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배팅을 한 터라 수익을 기대하기는 좀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자인데, 사자는 잘못 올려 놓으면 손목이 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올려만 놓는다면 우승은 따논 당상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한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사자를 조련시킬 조련사를 불러오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조련사에게 배팅 금액의 일부를 떼어 주면 될 듯 합니다. 비약이 있을 수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위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미래의 꿈을 이루기에는 가능성이 적은 거북이(적금)에게 배팅하면서, 토끼(물가)를 이기기를 바라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위험을 무릅쓰고 사자(투자)등에 타고 있습니다.
이율을 이해하고, 각 금융상품에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을 비교해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물가나 금리와 같은 이율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때문에 이와 연동하는 금융상품의 수익도 수시로 변동이 되는 상황이 지속될 것입니다.
이제 조금은 현명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율을 이해했다면 물가를 넘어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수익을 위해 투자를 하더라도, 무분별한 직접투자 보다는 여러 정보를 취합하여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또한, 이 경주가 만약 100미터가 아니라 50년이 걸리는 경주라면 어떨까요? 평지가 아니라 산도 있고 물도 있는 경기라면 어떨까요? 가장 오래 지치 않고 진행할 수 있는 거북이 같은 적금도 필요하고, 가끔 지치면 쉬어갈 수 있는 토끼 같은 투자도 필요합니다. 물론 조련사를 대동한 사자도 때때로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의 재무관리는 환경, 기간, 그리고 대상이 매일 매일 바뀌는 매우 긴 경주입니다.
모쪼록 이글을 읽는 분들의 재무관리가 물가나 이율 따위에 신경쓰지 않는 위풍 당당한 모습이 되어 가길 희망합니다.
거북이처럼, 토끼처럼, 사자처럼
내일은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