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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 마케팅 연구소 Feb 28. 2023

메타가 광고에 생성형 AI를 적용한다면?

이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와 마케터의 역할

생성형 AI가 난리입니다. 작년 중순쯤에 스테이블 디퓨전과 Dall-E 2를 위시한 이미지 생성 AI들이 등장하더니, 작년 연말부터 ChatGPT의 등장으로 난리가 났습니다. 인터넷 역사상 최단 기간에 1천만명 일일 사용자를 돌파한 서비스라고 하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를 생각해 봅니다. 기계가 절대로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던 바둑에서 인류 최강자가 패배하는 파란이 일어났지만, 사람들은 그림이나 글과 같은 창의성의 영역들에선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수준이 현저히 높아진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등장했고, 인류는 새로운 현실과 미래를 마주하고 있는듯 합니다.


그러던 와중 아래와 같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올린 게시물입니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우리의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생성 AI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최상위 제품 그룹을 메타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회사 전반에 걸쳐 생성 AI를 연구하는 많은 팀을 하나의 그룹으로 통합하여 이 기술을 둘러싼 즐거운 경험을 우리의 모든 다른 제품에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창의적이고 표현적인 도구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AI 페르소나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우리는 텍스트(WhatsApp 및 Messenger의 채팅과 같은), 이미지(창의적인 Instagram 필터 및 광고 형식과 같은), 비디오 및 멀티모달 경험을 통해 경험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미래적인 경험에 도달하기 전에 해야 할 많은 기초적인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가 앞으로 건설할 모든 새로운 것들에 대해 흥분됩니다."
(파파고 번역 결과 일부 수정)



이 글을 보고 불현듯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타 CEO는 광고 형식을 생성형 AI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콕 집어 이야기했습니다. 메타가 광고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해본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적어봅니다. 당연히 100% 상상의 영역이고, 메타 광고와 마케팅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나, 생성형 AI에 대한 지식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적는 생각입니다. (소위 말해 ‘뇌피셜’ 입니다.) 감안하고 읽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메타가 광고에 생성 AI를 도입한다면?


최고의 광고 소재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있겠습니다. 우선, 반응률이 높은 소재여야 할 것입니다. 반응률이 높아야 사람들이 마케터들이 의도하는 행동을 취하고, 이로 인해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여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해야 사용자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이로 인해 더 원활한 노출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가 충족되면 효율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좋은 광고 소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들리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광고 소재를 뽑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마다 선호와 관심사가 모두 다르고, 광고를 게재하는 시점과 컨텍스트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재를 공들여 만들지만 효율은 천차만별인 경우가 허다하고, 저희의 가설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광고 소재를 제작하는데 드는 공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이 어려운 것이고, 저는 결국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광고 소재로 귀결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나중에 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메타가 광고 소재 제작을 대신해준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이런 식이죠. ‘나는 대한민국 거주 25-40 남녀, 반려동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러이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 목적 캠페인을 집행할 예정인데, 가장 효과적인 소재들을 제작해줘’ 라고 주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메타가 생성형 AI를 통해 위와 같은 조건에서 가장 효율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광고 소재를 4-5개 만들어주는 것이죠. 그러면 그것을 탑재해서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심지어 소재를 ‘생성하여 탑재하는’ 과정이 생략된 형태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은 조건으로 광고를 진행할테니, 가장 효율이 좋을 소재들을 알아서 생성해서 넣어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러면 메타가 각 사용자들의 선호를 반영하여 각 사용자별로 효율을 최대한으로 달성할 수 있는 소재를 노출시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광고주는 광고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소재 제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



능력과 여건은 충분하고, 이유도 충분하다


생성형 AI를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첫째로, 좋은 기술자들이 필요합니다.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모델을 설계하고 머신러닝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숙련된 기술자들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로, 풍부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생성형 AI는 결국 데이터를 먹고 자라는 것이기에, 생성형 AI를 위한 식량이자 연료인 데이터가 풍부해야 합니다. 셋째로, 돈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AI를 실험하고 운영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자원들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돈이 필요합니다. 메타는 이 세 조건에서 그야말로 전 세계 탑 클래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최고의 AI 전문가들이 수두룩하고, 현재 메타에서 AI 기술을 이끌고 있는 얀 르쿤은 그냥 훌륭한 AI 전문가 정도가 아니라 딥 러닝을 만드신 분으로 평가됩니다. 사용자들과 광고 관련된 방대한 데이터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도 많죠. 셋 중 하나가 부족하면 생성형 AI를 만들고 또 스케일있게 제공하기는 힘들겠죠. 그러나 메타는 이 필요 요건들을 차고 넘치게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메타에서 효율이 잘 나올 수 있는 광고 소재를 제작하는 것은 꽤나 명확한 과제입니다. ChatGPT와 비교해 보자면, ChatGPT는 인간과의 대화 뿐 아니라 시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자기소개도 쓰고, 독후감도 쓰고, 블로그 게시물도 쓰고, 코드 리뷰도 해줍니다. 이처럼 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광범위하게 해야 합니다. 반면 광고 소재 생성 AI는 광고 소재만 잘 만들면 됩니다. Dall-E 2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AI와 비교해 볼까요? 정의상 이들은 어떤 이미지든지 주문받은 대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피카소 스타일로 그려줘, 동양화 스타일로 그려줘, 실사 스타일로 그려줘 등등 주문받은 화풍대로 생성해줘야 하죠. 하지만 광고 소재는 어떨까요? 광고 소재의 형태라고 해봐야 그 변동성이 크지 않습니다. 일단 당연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등에서 통용되는 포맷이어야겠죠. 게다가 그 구성 요소들도 명확히 정의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생성형 AI들보다 구현하기는 훨씬 수월합니다. 


생성형 AI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서 이와 같은 서비스들은 점점 보편화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메타가 이와 같은 서비스를 인하우스로 제공하게 된다면, 안타깝지만 외부 광고 생성형 AI들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역량은 제가 평가할 것이 아니겠으나, 데이터의 양과 질 (애초에 메타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들중 절대 다수는 외부에서 접근 불가능한 것인데, 이를 메타에서 인하우스로 사용하여 생성형 AI를 만든다면...), 그리고 자금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메타가 굳이 이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메타 정도 되는 기업이 속된 말로 마케터들, 디자이너들, 에이전시들 밥그릇 뺏는 것 같은 행위를 하는 것 아닌가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 아닌가요? 네. 필요가 있습니다. 메타의 상황이 꽤나 좋지 않은 것은 뉴스를 통해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과 불경기로 촉발된 디지털 광고의 침체로 인해 메타의 매출은 줄어들고 있으며, 주가는 올해 반등하긴 했지만 작년에는 처참하게 폭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작년 말에 창사 이래 최초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올해도 다시 정리해고를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죠. 이와 같은 상황들을 타개하기 위해, 메타는 광고 효율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려 다시금 광고주들이 메타에 돈을 더 많이 쓰게 만들거나, 신규 매출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생성형 AI는 이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광고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죠. 어떤 소재를 탑재하고 효율이 좋은지 지켜보는 것이 하니라, 효율이 가장 좋은 소재를 만들어서 게시하는 방식이기에 접근 방식이 아예 다릅니다. 효율은 근본적으로 크게 변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효율이 좋아진다면, 광고비는 늘어납니다. 그러면 메타의 매출도 늘어나는 것이죠. 


또한, 만약 이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면 아마 유료로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즈니스들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생성형 AI가 제공된다면 소재를 제작하는 디자이너들을 덜 고용하거나 에이전시에 덜 의존해도 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생성형 AI에 돈을 충분히 유의미한 수준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료 서비스로 제공되어 메타의 신규 매출원 역할을 해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메타 마케팅은 어떻게 변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소재 제작이라는 것의 상당 부분을 메타가 대신해주게 된다면 생태계 자체가 바뀌겠지요.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기획하고, 제작하고, 검수하고, 탑재하는 과정이 많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앞으로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마케터의 역량이 판가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에서 사람이 직접 하는 일 (세팅, 운영, 소재 제작 등등)은 점점 추상화될 것이고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합니다. 지금까지는 작동 원리와 기술에 대해서 몰라도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할 수 있었다면, 만약 AI가 이와 같은 일들을 대체하게 된다면, 마케터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작동 원리와 기술에 대해 세세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조차 없다면 마케터가 아닌 사람과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100% 제 상상임을 인정하며,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제가 메타 CEO는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가 유의미한 글을 쓰는 것은 허무맹랑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허무맹랑해보이는 예측일지언정,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충분히 유의미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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