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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국제 학교에 다니십니까?



대학 지원 개수를 제한 하는 국제학교의 갑질
원서 제출 시기를 일방적으로 앞당겨 대학 선택의 기회를 제한
부모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대학 리스트 추천




국내에는 300개가 넘는 국제학교가 있다. 여기에 다니는 학생들의 상당수는 미국 등 해외 대학으로 진학을 한다. 미래교육연구소에는 매일 많은 국제학교 학부모들이 대학 진학 상담을 위해 찾아 온다. 최근에는 특히  미국 등 해외 대학 진학을 앞둔 12학년 학부모들이 방문을 한다. 그런데 이 학부모들을 상담하다 보면 "왜 자녀를 그런 국제학교에 보내는지?" 하고 물어보고 싶을 때가 많다.


정부가 교육 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공식적으로 제주와 인천 송도에 국제학교를 유치했다. 정부의 바람대로 교육수지 적자가 어느 정도 개선됐는지 모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들고, 교육 서비스는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정부는 나몰라라다. 애꿎은 학부모들만 계속 피해를 보고 있는 데 개선의 여지는 안 보인다. 제주, 인천지역 국제학교 뿐이나리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미인가/ 미인증 국제학교도 교육 서비스는 뒤로 하고 돈벌기에 여념이 없다.


한마디로 '을'인 이 국제 학교들이 '갑'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을이 갑질을?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갑은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있다. 12학년의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자녀를 볼모로 잡히고 '갑질하는 국제학교'에 말 한마디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등 해외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12학년들에게 학교 카운슬러가 일을 제대로 안해준다는 불만이 가장 크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불만은 대학 지원 수의 제한이다. 어떤 학교는 대학 지원 개수를 10개, 12개 등으로 제한을 하고 있다. 국내 대학 지원까지 포함해 10개로 제한하는 곳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원서 개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그만큼 대학 입학이 어려워지자 확률적으로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 지원 수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국제학교들은 이런 트렌드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 특히 재정보조 신청자의 경우 학교 지원 수를 늘려야 한다.  미국 고등학교들 가운데 대학 지원 개수를 제한하는 학교는 없다. 한국의 국제학교와 중국의  상해 북경 학교들이 이런 제한을 두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우 10년전보다 지원자수가 2배가 늘었다. 이것은 학생 당 지원 대학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국제학교들이 이렇게 지원 대학 개수를 제한하는 것은 한마디로 카운슬러의 '귀차니즘' 때문이다. 카운슬러는 학생이 지원한 대학에 일일이 성적표를 보내주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싫어서 지원 대학 개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을 했듯이 미국의 상위권 대학에 가기위해서는 지원 대학 개수를 늘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국제학교 카운슬러들은 자기가 일을 하기 싫다는 이유로 대학 개수를 심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국제학교는 제대로 대학 지원 업무를 하지도 못하면서 '절대로 외부에서 컨설팅을 받지 마라'고 한다. 그리고 "만일 외부 컨설팅을 받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을 하는 카운슬러도 있다. 자기가 제대로 학생들을 도와주지 못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하는데 그 길을 봉쇄하는 것이다. 이런 카운슬러가 추천해 준 대학 리스트를 보면 한마디로 엉망이다. 외부 컨설팅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실력이 들통 날까봐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 다음으로 국내 국제학교들은 진학 대학 리스트 제출 및 원서 작업을 비정상적으로 일찍 끝내라고 강요하고 있다. 어떤 국제 학교는 11월 1일 혹은 11월 15일 얼리 지원 대학 리스트를 9월 초에 내도록 하고, 10월 초에 원서 작업을 마치도록 강압하고 있다. 그 이후에는 대학 명단을 못바꾸게 한다. 도한 1월 1일 혹은 1월 15일 마감인 레귤러 원서 리스트를 11월 말까지 내고, 원서 제출은 12월 첫주에 끝내라고 강요를 한다. 얼리 디시전 결과를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레귤러 학교를 정하고 원서 작업을 끝내야 한다. 더구나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은 얼리 디시전 2를 못넣게 하는 곳도 있다.  이 마감 시기를 넘기면  이후에는 어떤 경우에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학부모들에게 통지를 했다.


한마디로 이런 엉터리 국제학교가 어디 있는가? 그것도 매우 규모 있는 국제학교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12월 15일 경에 얼리 디시전 결과가 발표되고 이에 따라 레귤러 지원 전략이 바뀌는데 깜깜이 레귤러 지원을 하라는 것이다. 12학년 학부모들은 가슴에 열불이 나도, 자녀를  볼모로 '갑질'을 하는 국제학교 카운슬러들에게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있다. 필자라도 단독으로는 항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체로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카운슬러의 질도 문제다. 어떤 학교 카운슬러는 미국 대학의 기본조차 모르고 대학 리스트를 정해 주는 것 같다. 카운슬러는 학생의 프로파일을 감안해 대학 리스트를 정해 주었다고 하나 도저히 미국 대학 카운슬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맞지 않는 대학을 골라주고 있다. 학생의 학업적 능력과 부모님의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거의 모든 국제학교 카운슬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지방 국립대에 갈 낮은 실력의 학생을 최고 명문인 서울대 연고대 지원하도록 하거나 서울대 연고대에 지원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을 지방대에 추천하는 격이다. 또한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주립대학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학부모에게 그 비용의 2배에 달하는 사립학교를 추천하기도 한다. 하기야 카운슬러들은  미국 대학 재정보조/장학금에 대해서는 아예 정보가 없거나 그런 제도가 있는지 조차 모른다. 학부모는 경제적 능력이 낮아 연간 2000만원 밖에 지불할 능력이 없는데 연간 8000만원이 들어가는 사립대학을 추천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제학교 카운슬러들의 능력없음이 수없이 목도되고 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고 있다. 학부모들이 연간 수천만원씩의 자녀 학비를 내서 학교의 재정을 지켜주고, 카운슬러의 월급을 주고 있는 있는데 을의 입장에 있는 학교의 '갑질'에 대해 갑인 학부모들이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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