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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

美 명문 사립대, 국제학생들에게도 많은 재정보조/장학금 제공

  2016년 현재 해외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이상 유학생은 22만 3900여 명이다. 전통적으로 해외유학을 가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금수저', '은수저'들이었다. 가난을 물려받은 '흙수저'나 '동수저'들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의 해외 유학의 길이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은 주로 국비 장학생 제도를 이용하거나 해당 국가 정부가 주는 유학생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떠났다.

  미국의 비영리 기관인 Open Doors가 2015년 내놓은 '미국 내에서 공부하는 국제 학생들의 학비 조달 방법'이란 통계를 보니 매우 의미 있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97만 4926명 가운데 63.6%인 62만 명은  'Personal & Family'(가정 및 가족)의 도움으로 유학을 왔다. 자국 정부나 대학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람도 7.7%, 7만 5042명이다. 삼성 장학재단이나 관정 장학 재단 등 해외의 민간 스폰서의 도움을 받는 학생은 1%인 9735명이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미국 대학이 주는 재정보조로 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무려 20만 3337명, 20.9%나 된다는 자료였다. 

 보통 사람들은 지원할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명성, 즉 대학 이름을 꼽는다. 적지 않은 부모들은 자녀가 하버드 대학 등 명문 대학에 합격을 하면 집, 땅인들 못 팔겠느냐는 생각으로 “너는 열심히 공부나 해서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라. 어떻게든 뒷바라지를 해주마”라고 약속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자녀가 막상 명문 사립 대학에 합격을 하면 연간 7-8천만 원의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부모는 이 상황을 맞으면 기쁨도 잠시  갈등을 한다. 그리고 애초 집이라도 팔겠다고 다짐한 마음을 바꾼다. 필자는 아이비리그 대학 또는 그 수준의 명문 대학에 합격을 해 놓고 학비 조달이 어려워 등록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매년 여러 명  본다.


       미국 사립대 학비 8천만원 수준 ... 중산층 가정 학생 합격 후 포기 많아


    필자가 지난 15년 동안 6천 명이 넘는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는 동안 얻은 결론은 ‘대학 명성’ 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학비’라는 사실이다. 2016-17학년도 하버드 대학의 등록금+기숙사비+식비 총액은 6만 3025달러, 한화로 7,247만 원이다. 여기에 책값, 생활비까지 합하면 총비용은 8500만 원으로 올라간다. 명문 주립대학인 미시간 대학은 비용은 5만 6282달러, 한화로 6472만 원이 든다. 여기에 생활비, 책값, 비행기 값까지 감안하면 750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이 비용은 연봉 1억 원 미만의 한국 중산층 가정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액수다. 가난한 가정의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부모 속도 모르고 학비가 7-8천만 원에 이르는 미국 명문 사립대학에 지원을 해 덜컥 합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부모는 엄청난 학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처지를 비관하며 “이놈아, 차라리 대학에 떨어지지…”라고 한숨짓는다. 오죽하면 지원한 대학에 떨어질 것을 바랄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난 때문에 그 꿈을 접을 것인가?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앞서 설명을 했듯이 미국 사립 대학들은 기부금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일정한 액수를 재정보조/장학금(Financial Aid: FA)란 이름으로 보조해 준다. 많은 이들은 이를 장학금이라고 말을 하나 정확히 말하면 공부를 잘해서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학금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혜택을 미국 시민권자들이나 받지 국제 학생이 받겠나?"라고 말을 한다. 미국 대학들 가운데는  해외 유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주는 대학도 있다. 미국 2800여 개 4년제 대학 가운데 700여 개 대학이 국제 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준다. 가난한 아버지들이  학비가 비싼 미국 대학에 자녀를 유학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 대학들이 주는 재정보조/장학금(FA)을 받는 것이다. 

 재정보조를 좀 더 설명하면 가정에서 대학 학비를 모두 내기 어려운 경우 부족 분만큼 혹은 그 일부를 연방정부, 주정부, 대학에서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국제 학생들의 가정은 미국에 세금을 내지 않으므로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에서 주는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주립대학은 국제학생에게 재정보조를 주지 않는다. 사립대학에서만 재정보조를 받을 수 있다. 미국들이 주는 재정보조는 동문이나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조성한 펀드를 운용해 그 이자 수익으로 주는 지원금이다. 따라서 되갚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를 ‘천사가 주는 돈(Angel Money)’이라고 한다. 재무 용어로는 그란트(Grant)다.



유학생 20%, 美 대학 제공 재정보조 받아 ... 하버드 연소득 $ 6만5000 가정 전액 지원


  미국 대학들이 주는 재정보조 액수는 가정의 소득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소득이 많으면 재정보조를 적게 받거나 아예 받을 수 없다. 가정 소득은 부부 합산 소득이며 동시에 부동산 등 자산도 함께 고려한다. 하버드 대학의 경우 연간 소득이 6만 5000달러 이하의 가정 학생에게는 생활비까지 모두 지원을 한다. 각 대학마다 지원 기준이 있으므로 이를 잘 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미국 대학들이 국제 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모두 다 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것은 재정보조 신청 시기다. 학부모들은 미국 명문 대학으로부터 자녀의 합격 통지를 받고 뒤늦게 학비 걱정에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해결 방법은 없다. 재정보조 신청은 신입생 입학원서를 제출하면서 동시에 내야 한다. 합격한 뒤에 재정보조를 요청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재정보조는 1학년 원서를 낼 때 신청을 하지 않으면  합격 통지를 받은 후 혹은 2-4학년 때 신청할 수 없다. 따라서 '가난한 아빠'가 미국 대학에서 재정보조를 받으려면 반드시 입학원서와 함께 재정보조 신청을 해야 한다. 

미국 사립 대학들이 가난한 국제학생들에게 주는 재정보조 제도를 잘 활용하면  ‘가난한 아빠’도 얼마든지 능력 있는 자녀를 미국 명문대에서 공부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정보가 중요하다.  '정보는 돈'이고 '정보는 권력'이다.  연간 8천만 원의 미국 대학 학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한국의 중산층 아버지들이 똑똑한 자녀를 미국 대학에 보내려 한다면 미국 대학들의 재정보조 제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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