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칼리지 이름으로 구별하면 안 돼
연구 중심 종합대학과 학부 중심 LAC 선택 고민해야
LAC는 일반인 생각보다 훨씬 더 장점 많은 대학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은 유독 이름과 명성에 집착을 한다. 그래서 대학을 고를 때도 '내가 아는 명성 있는 대학'을 고르려 하고, 내가 아는 대학만 좋은 대학인 줄 안다. 필자가 금년에 대학 입시 지도를 하는 A 군은 '무조건 자신이 아는 명문대'를 찾고 있다. 부모가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다. 그 내면을 들여다 보았더니 친구들끼리 "야! 너 왜 리버럴 아츠 칼리지 가냐?"라며 부정적 이야기를 했던 것이 머리에 박혔다. 그 부모들은 '작고, 교육의 질이 높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추천하는데도 이 아이는 고집스럽게 '명문대'를 고수한다.
시니어(12학년)들은 미국 대학 지원을 얼마 남겨두고 이제 지원할 대학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얼리 원서 마감까지 80일 남았다.
그런데 막상 대학을 찾으려면 어떤 기준으로 대학을 찾을지 몰라 우왕좌왕한다. 학부모들이 대학을 찾을 때 참고로 하는 것이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대학 랭킹이다.
여기서 학부모들은 종종 대학 이름 때문에 혼란스러워한다. 대학 이름에 유니버시티가 있으면 4년제 대학을, 그리고 칼리지가 있으면 CC(커뮤니티 칼리지: 2년제 전문대학)라고 생각을 한다. 아주 고전적인 사고다. 세상이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는데 아직도 수십 년 전 사고의 틀을 유지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한국도 이름을 놓고 대학교는 4년제, 대학은 2년제인 경우가 있었다. 총장은 4년제 대학 책임자, 학장은 2년제 전문대 책임자였다. 물론 단과대학 책임자를 일컬을 때도 학장이다. 본래 유니버시티는 규모 큰 대학을, 칼리지는 작은 규모의 대학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분류 방법이 깨졌다. 한 예로 하버드 대학의 경우 전통적으로 학부는 Harvard College라고 한다. 아이비리그 대학 가운데 하나인 다트머스 대학은 Dartmouth College다. 보스턴 대학도 Boston College가 있고, Boston University가 있다. 반면 규모가 작은 대학은 콜게이트 대학은 Colgate University다.
키네기재단에서 내놓은 대학 분류는 9가지나 된다. 그런데 유에스 뉴스는 이 가운데서 National University, National Liberal Arts College, Regional University, Regional College 이렇게 나누고 있다.
여기서 National University는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있는 연구 중심 종합대학이고, National Liberal Arts College는 학부 중심 대학이다. 혹자들은 이 대학을 교양대학, 인문대학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리버럴 아츠'라는 단어에 집착을 해서다. National Liberal Arts College는 분명 교양대학도 아니고 인문대학도 아니다. National Liberal Arts College 가운데는 하비머드처럼 공과대학도 있고, 스미스 칼리지, 버크넬 칼리지, 라파예트 칼리지처럼 공학 전공들이 대거 개설된 대학들이 많다. 또한 리치먼드 칼리지처럼 비즈니스 전공으로 유명한 대학도 있다. 앰허스트 등 여러 대학에는 미술 전공들이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가운데는 아이비리그급 대학도 많다. 즉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 선택하는 대학들이다. 연구중심 상위권 대학과 겨뤄서 절대로 뒤지지 않는 대학들이 많다. 예를 들어보자. 캘리포니아주에 클레어몬트 매케나 컨소시엄에 5개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있고, 이 가운데 하나가 포모나 칼리지다. 여러분들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포모나 칼리지와 연구 중심 종합 명문 대학인 UC 버클리에 동시에 합격했을 때 어느 대학에 갈 것인가? 아마 한국인들은 100명이면 100명 모두 UC 버클리를 간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선택은 다르다.
https://www.parchment.com/c/college/tools/college-cross-admit-comparison.php? id=1022
압도적으로 포모나 칼리지를 선택하고 있다. 왜? 좋으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 이름이 익숙한 UC 버클리를 선택한다.
그래서 필자가 종종 쓰는 말이 '아는 만큼 보인다'이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학생 위주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공동체가 작기 때문에 소통이 매우 수월하다.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 학생과 대학 간의 소통이 원활하다. 강의실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수업은 교수가 직접 담당하고, 교수 대 학생 비율이 클래스 당 10여 명 정도, 많아야 과목에 따라 20여 명 정도다. 종합대학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을 놓고 교수가 마이크로 강의를 하지만 LAC에서는 이런 강의는 없다. 교수와 학생이 수시로 만나 대화를 하고, 학생은 교수 집에 초대되어 식사를 하며 전공과 인생을 논한다. 실험 실습도 교수가 직접 담당한다. LAC에는 대학원생 조교가 없다.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모든 교과목을 교수가 직접 강의를 담당하고, 소수로 운영되다 보니 주입이 아닌 토론식 수업이 상당수다. 즉 그만큼 발표도 많이 해야 하고, 본인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과제물도 제법 돼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름있는 명문 주립대학을 졸업해야 인맥도 있고 그래서 취업이 잘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리버럴 아츠를 기업들이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기본기를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어 취업 시 고용주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넓고, 에너지가 넘치는 환경 속에서 더 많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다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보다는 종합대학에 가는 게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다.
여기서 LAC를 선택해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재정보조를 많이 준다는 점이다. 가난한 학생들이 선택을 해야 할 대학들이다. 연구 중심 종합대학도 많이 주지만 훨씬 더 치열하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국제학생들에게 많은 재정보조를 준다. 하지만 입학이 매우 어렵다. 그러나 LAC는 상대적으로 덜 어렵다. 그리고 재정보조에서 인색하지 않다.
많은 12학년생들은 미국 대학 원서 마감 90여 일을 앞두고 지금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어느 정도 지원할 대학 리스트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래교육연구소는 오랜 경험과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최선의 대학과 그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