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ACT 성적을 높여라
미국 대학의 2017학년도 얼리(Early) 합격자 발표가 끝나고 레귤러(Regular) 지원이 곧 마감된다. 높은 학교 성적과 표준화 점수(SAT, ACT)를 갖고서도 불합격되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낮은 내신과 SAT 성적을 갖고도 당당하게 합격해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보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그것은 자신의 기록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지원학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낮은 스펙을 갖고도 합격한 학생들은 정확한 정보와 훌륭한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즉 정보와 전략을 성공이다. 반면 높은 스펙을 갖고도 떨어진 학생들은 정보수집과 분석, 그리고 전략에서 실패를 한 것이다.
필자의 미래교육연구소에는 미국 대학 지원을 앞두고 많은 12학년 학생, 학부모들 이상담을 하러 온다. 스펙이 훌륭한 학생들도 많지만 이 가운데 고등학교 내신 성적, 즉 GPA가 매우 낮은 학생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낮은 GPA라고 하면 4.0만 점에 3.0 미만의 성적이다. 낮은 GPA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다. 하나는 낮은 GPA에 대해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고 자신은 이 성적으로도 얼마든지 명문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경우다. 또 다른 하나는 낮은 GPA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을 해서 “어떤 대학에 도지원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낙담하는 케이스다. 둘 다 문제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낮은 GPA를 갖고 아이비리그급 명문대학에 갈 수 있다고 자만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한국 학부모, 학생들이 잘 아는 미국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평균 GPA는 3.5 이상이다. 즉 Highselective(입학이 어려운 대학)라고 할 수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최하 GPA는 3.5다. 명문대학 합격생의 평균 GPA와 내 아이의 GPA를 비교해 보면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구글에서 ‘대학 이름’을 넣고 이어서 ‘average GPA’라고 입력한 뒤 엔터 키를 누르면 해당 대학 합격생들의 평균 GPA를 볼 수 있다. 하버드대학 합격생의 평균 GPA를 보려면 ‘Harvard Collegeaverage GPA’라고 구글에 치면 여러 사이트가 나온다. 그 가운데 적절한 것을 고르면 된다. 하버드 대학 합격생들의 평균 GPA는 가중치 GPA로 봤을 때 4.04다. 즉AP과목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4.0 스케일을 뚫고 올라가는 것이다.
12학년 초에 대학원서를 쓰면서 원서에 적는 GPA는 9학년부터 11학년까지의 누적, 가중치 GPA다. 많은 학부모들이 11학년까지의 GPA가 낮더라도 12학년 1학기에 열심히 공부를 해 GPA를 올리면 되지 않느냐고 질문을 한다. 그러나 전체 누적 GPA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1학년까지 누적 GPA가 2.5인 학생이 정신을 차려서 12학년 1학기에 모두 A를 받는다 하더라도 누적 GPA는 2.7 밖에 안 된다. 미국 학에 지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GPA다. 많은 학부모들은 SAT, ACT 점수가 미국 대학 진학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입학 사정 요소는 GPA다. 대학 입학사정관은 가장 먼저, 그리고 오랫동안 학생의 성적표(OfficialTranscript)를 검토한다. 거기에 학생의 많은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앞 서설명을 했듯이 3.0 미만의 GPA로 아이비리그 등 경쟁이 치열한 미국 명문대학에 합격하기는 어렵다. GPA가 낮은 학생들은 자신의 성적에 맞는 대학을 찾아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적절하게 눈높이를 조절하지 못하고 무작정 상향 지원을 할 경우 지원한 대학에서 모두 불합격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 몇 년 전 GPA가 낮은 국내 특목고 학생 한 명이 연구소에 미국 대학 진학 컨설팅을 의뢰했다. 학생의 GPA는 3.0을 겨우 턱걸이를 했고, SAT 성적도 올드로 1900점 대였다.
이 학생의 대학 목표는 오로지 아이비리그였고, 필자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낮은 GPA와 SAT 성적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을 통계 수치를 인용, 자세히 설명을 했다. 필자는 아이의 꿈인 아이비리그 대학도 지원을 하고, 학생의 성적에 맞춰 다른 대학에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은 “왜 아이비리그 대학이 안 되느냐?”라고 따지듯 물었고, 결국 고집을 부려 아이비리그 대학에만 지원하기로 결정을 했다. 결과는 전패였다. 이 학생은 그다음 해에도 역시 아이비리그 대학에만 지원을 했고, 결과는 그 전해와 똑같았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GPA가 낮다면 정말 미국 명문 대학에 지원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런 경우 ◀SAT, ACT에서 높은 점수를 받거나 ◀비학 업적 요소, 즉 액티비티가 탁월하거나 ◀에세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잘 쓴다면 어느 정도 만회를 할 수 있으나 기본적인 틀은 GPA가 변하지 않는 한 합격의 가능성은 역시 낮다. 이런 경우 명문대학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2+2 program’을 이용하는 것이다. 펜스테이트나 아이오와 대학 등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해당 대학이 지정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가서 2년을 공부하면 3학년으로 편입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대학들이 2+2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 낮은 GPA에도 불구하고 이런 학생들을 받아주는 여러 대학들이 있다. GPA가 낮아도 눈높이만 조절하면 얼마든지 괜찮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 이런 대학에 일단 합격을 해 놓고 대학에서 좋은 GPA를 받아 중간에 편입을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미국에서 편입은 매우 일반적이다. 전체 대학생의 30% 이상이 처음 대학을 버리고 다른 대학으로 편입을 해 간다. 굳이 낮은 성적으로 처음부터 명문 대학을 노리는 것은 만용이다. 허영심을 버리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길이 새롭게 보인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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