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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귀족학교' 채드윅이 미국 명문 보딩과 다른 점


인터넷 언론 Fast Pick는 5월 14일 자 연예 뉴스에서 '정용진·전지현·김남주 자녀가 다녔다는 초호화 귀족학교의 학비 수준'이란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리고 인천 채드윅 국제 학교를 '10억 학교'라고 소개하며 '초호화 귀족학교'라고 꼬리를 달았다. 이 기사를 보면 다분히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 저의가 조금 고약하다. 그렇다고 채드윅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채드윅이 욕을 먹어도 괜찮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 사람이 자녀를 학비가 비싼 학교에 보낸다고 비난하는 나라는 결단코 없다. 부자가 부도덕한 곳이 아닌 자녀 교육을 위해 돈을 쓰는 데 이것을 비난하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시각이 아니다. 한마디로 삐뚤어지고 꼬인 시각이다. 부자가 돈을 쓰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도둑질이 아닌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해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을 한국에서만 유독 '비정상적인 사람' 혹은 '도둑놈'이라고 본다. 참 고약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채택한 어느 민주국가에서 부자가 비싼 학비를 내는 학교에서 자녀를 보낸다고 그 학교를 '귀족학교'라고 비난하는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도 부자가 호화롭게 사는 것을 질시하거나 비난하는 일은 없다. 중국과 러시아의 재벌들의 생활은 한국의 부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필자가 중국의 부호 집을 한번 방문한 적이 있다. 승용차로 정문에서부터 한참을 달려서 현관에 도착을 했다. 집의 규모도 캐슬 같았다. 만일 한국 최고 부자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이런 저택을 갖고 있다면 어떤 비난을 받았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의 국제 학교 이야기를 해 보자. 비난을 하려면 부자들이 비싼 학교에 보내는 것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도덕적 의무를 다 하지 못하는 한국의 국제 학교들을 꾸짖어야 한다. 


인천의 채드윅 국제 학교는 제주 소재 국제 학교인 NLCS, KIS, 블랭섬 홀 학교들과 더불어 2010년에 개교를 했다. 정부가 해외 교육 수지 적자를 만회하고, 사회문제가 되는 기러기 아빠 해결과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국제 학교를 세우고 세제 등 여러 혜택을 주었다. 이후 해외로 나가는 많은 조기 유학생들이 줄기는 했지만 언론 등에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간의 갈등을 부추긴다며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자녀의 특별활동의 문제를 계기로 '가진 자만이 다니는 귀족학교'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언론들이 비판하듯 이 국제 학교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학교에 돈 많은 부자들만 다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학교 소유주들이 돈만 밝히고 나눔을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부자들에게 비싼 돈을 받아 학교를 유지하고 있다면 미국 명문 보딩 스쿨처럼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똑똑한 학생도 다닐 수 있도록 다른 트랙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필립스 앤도버, 필립스 액시터를 비롯해 이번에 하버드에 합격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 자녀가 다니고 있는 쵸트 로즈메리 홀을 비롯해 많은 미국의 명문 보딩 스쿨들은 학비와 기숙사비가 6만 달러가 넘는다. 채드윅에 내는 비용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이 이 학교를 귀족학교라고 비난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것은 이 학교들이 분명 부자들의 자녀가 다니는 곳이지만 더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도 다닐 수 있도록 나눔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에게 비싼 학비를 받아서 경제적 약자도 다닐 수 있도록 배려를 한다. 


예를 들어 쵸트 로즈메리 홀 학교는 전체 학생의 33%에 해당하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평균 4만 8150달러의 재정보조/장학금을 준다. 이 돈은 성적이 우수해서 주는 돈이 아니라 이 학교에 입학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학생들 가운데 학비를 모두 부담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조금 형태로 주는 것이다. 되갚을 필요가 없다. 그냥 주는 돈이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쵸트와 더불어 미국의 최고 명문 보딩이다. 이 학교의 경우 학비와 기숙사비 합해서 5만 5402달러다. 한화로 6952만원이다. 매우 비싸다. 가난한 집 가정의 학생은 언감생심 바라볼 수도 없다. 그러나 이 학교는 45%의 학생들은 학교에서주는 재정보조를 받고 다닌다. 학교가 주는 보조금의 평균 액수가 4만 8735달러다. 한화로 6091만원이다. 이 돈은 되갚을 필요가 없는 보조금이다. 이 혜택을 받는 학생은 900여만 원만 내고 이 엄청난 보딩 스쿨을 다닐 수 있다. 부자들은 6952만 원을 내고 다니고, 가난한 학생들은 900여만 원만 내고 다닌다. 이게 바로 정의다.


부자들에게 비싼 학비를 받아 가난한 학생들에게 보조를 해 주는 미국 명문 보딩 스쿨과 달리 채드윅을 비롯해 제주 4개 국제 학교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통해 학비를 감면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2021년 기준 이 학교 고등학교 과정 한 해 순수 수업료는 4,476만 3,540원이다. 중학교는 4,089만 1,405원, 초등학교는 3,804만 6,690원, 유치원도 초등학교와 같은 금액이다.


이 학교에 가난한 학생들도 다닐 수 있도록 이 귀족학교들이 문을 열어야 한다. 언론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자들의 자녀들이 이 학교를 다닌다고 그래서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 학교가 가난한 학생들에게 똑같은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보조를 주라고 촉구를 해야 한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중엔 서울에 거주하는 유명 연예인이나 재벌기업 자녀들이 많다고 한다.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이 학교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자·손녀가 재학했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녀들도 이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작년 2015년생인 배우 전지현의 장남이 채드윅 유치원 과정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돈 많은 기업인, 연예인, 전문직 자녀들이 다니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부자들로부터 많은 학비를 받은 채드윅이 미국 명문 보딩 스쿨들처럼 가난한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다른 트랙을 열어야 한다. 언론들이 이 점을 지적해야 옳다. <미래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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