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학문이겠지만 졸업 후 유학생들에게 취업 문은 열리지 않는다
유학생들은 하지 말아야 할 전공 가운데 하나
필자는 미래교육연구소에서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진학 컨설팅을 하면서 전공 문제를 많이 다룬다. 학생이 무엇을 전공하려는지, 왜 그 전공을 하려고 하며 졸업 후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그런데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전공을 하려는 학생들이 있어서 부모의 속을 태운다.
그 가운데 하나가 Criminology(범죄학)이다. 이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 우리는 TV 드라마 CSI를 비롯해 범죄를 다루는 영화를 자주 본다. 매우 흥미가 있고, 드라마틱 하다. 학생들이 범죄학을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마 TV 드라마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한 학생이 범죄학을 전공하겠다고 했다. 이 학생에게 왜 범죄학을 하려고 하느냐 묻자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답을 했다. 진로와 상관없이 재미있어서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렇다면 범죄학을 하고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학생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해외에서 취업을 할 것이라는 답을 했다. 이게 과연 가능한 미래 설계일까? 학생의 의지는 단호했고 부모는 한없이 답답해했다. 아이에게 범죄학의 현실과 장래 취업 가능성을 이야기하자 울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범죄학을 하겠다고 고집을 했다.
오늘 범죄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 범죄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먼저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다. "범죄학 학위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즉 범죄학 전공을 한 학생이 받는 학사 학위 커리어 옵션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범죄학 전공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작다. 더구나 국제학생이 미국 대학을 비롯해 해외 대학에서 범죄학을 전공했을 경우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본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실업자의 최단 코스다.
종종 범죄학을 형사사법학과 혼동한다. 범죄학은 형사사법학보다 학문에 더 초점을 둔다. 그래서 범죄학의 경우 석사학위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범죄학을 한 사람들은 ◀경찰관 ◀교정 담당 공무원 ◀법의학 담당자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영역에서 일을 하는 이들은 모두 공무원이다. 외국 학생이 시민권을 얻기 전에는 다른 나라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물론 대학이나 싱크탱크, 의회, 공공정책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외국인 학생들이 들어가기 힘든 영역이다. 박사까지 하면 대학에서 또는 연방의회, 주의회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 역시 외국인들에게는 장벽이 높다.
범죄학을 한 학생들의 경우 범죄심리학 분야를 더 공부를 해서 범죄 수사관, 교정 심리학자, 심리 조사 서비스 등을 할 수 있지만 이 분야를 한국인 유학생이 대학 졸업 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법의학 심리학자로 일을 하려면 범죄학 학사 외에 심리학 석사, 박사 학위까지 있어야 한다.
범죄학 전공자가 영역을 넓힌다면 사립탐정이나 보험 사기 수사관, 보안 전문가로 일을 할 수 있지만 범죄학 전공을 한 국제학생들에게 기회가 올까? 범죄학이란 학문은 분명 매혹적이고 보람 있는 직업일 것 같다. 그러나 문이 열려야 뭘 해보더라도 할 것이 아닌가? 이 전공을 한 미국인 학생들이야 이런저런 일 거리를 찾을 수 있지만 한국인 유학생이 이 전공을 하고 나면 한국은 물론 공부를 한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결국 그 많은 돈을 들이고 대학에서 공부를 해서 실제로 일할 자리가 없다. 화려한 드라마를 통해 범죄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지만 범죄학은 '속 빈 강정'과 같은 전공이다. 따라서 필자는 범죄학을 유학생들이 가장 하지 말아아야 할 전공으로 꼽는다. <미래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