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명문 사립대 진학 후 못 따라가서 진로 변경 고민
미국 대학 편입도, 국내 대 성적 낮아서 불가능 … 결국 신입이 최선
미국 대학 올드 SAT 점수 더 이상 안 받아, 최상위권 대학 지원 불가능
"제 아이는 5살 때부터 해외에서 살았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 여러 나라의 국제 학교를 다녔습니다. Old SAT 시험에서 2350점을 받았고, SAT subject도 2과목에서 780, 800점을 받았습니다. 토플은 만점을 받았고요. 아이는 한국에 있는 대학을 다니겠다며 미국 대학 진학을 거부하고 한국의 최정상 사립대(이름을 안 밝혀도 아시겠지요?)에 진학을 했습니다. 문제는 잘 할 것 같았던 아이가 대학 진학 후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학점이 4.0 만점에 2.3 밖에 안됩니다. 능력이 뛰어난 아이였지만 한국어가 능통하지 못했고, 한국 대학의 수업 분위기와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성적이 최악이 됐습니다.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금이라도 중퇴를 하고 다시 해외 대학으로 가야 하는 것인지? 혹시 편입을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유럽 대학이 있는지요?"
지난 3월 1일 중국 심천의 학부모 특강을 갔을 때도, 2월 중순 베트남 하노이 학부모 특강을 갔을 때도 상당수의 학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12년 특례에 해당된다며 국내 대학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을 했다. 왜 국내 대학에 진학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12년 특례가 아까워서..." "그래도 이름 없는 해외 대학에 가느니 서울대 연고대에 가면 아이가 훨씬 더 잘 살 것 같아서.." "미국 대학은 1억 원 이상이 든다는 데 부담할 수 없어서.." 등 다양했다.
이 부모들이 갖고 있는 한가지 공통점은 아이가 국내 대학으로 진학을 하면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12년 특례 대상 학생들이 국내 상위권 대학에 진학을 했을 때 적응을 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의 문제다. 영어로 하는 수업이 극히 적은 한국 대학 상황에서 아직도 대학들은 교재에서 많은 한자를 쓴다. 경제학 원론을 배울 경우 한자를 모르면 따라가기 힘들다. 12년 동안 영어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국내 대학의 한자가 많은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한다. 더욱이 상위권 대학에 진학했을 경우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과 치열한 학점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12학년 특례 학생들의 성적에 대한 보고는 없다. 그러나 필자가 대학에서 만난 많은 12년 특례 학생들의 대학 학점은 평균 이하였다.
또한 많은 학부모들이 '12년 특례'를 무슨 특권처럼 생각을 하고 지원을 하면 당연히 합격을 할 것으로 생각을 한다. 중앙일보 기사를 소개한다. 참고 한번 일독하시길... https://news.joins.com/article/20041479
인터넷에 보면 해외 거주 12년 특례 학생들을 유혹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대표적인 글을 하나 소개하면 " 제 목 : 12년 특례는 정말 대학 거저 가네요."이다. 이 글은 12년 특례 학원들이 돈을 주고 이른바 파워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낚시글이다.
다시 본래 학부모가 질문한 내용으로 돌아가자. 이 학생은 국내 최정상 사립대에서 바닥의 성적을 받고 심각하게 진로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너무 멀리 왔다. 국내 대학 성적 2.3으로 너무 낮아서 편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미국 대학에 다시 지원하자니 old SAT 2350점은 사용할 수 없다. 더 이상 올드 점수는 받지 않는다. 새로 SAT를 보지 않는 한 상위권 대학 지원은 어렵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내신과 토플 점수로 미국의 주립대학에 지원을 했다가 2, 3학년 때 더 높은 수준의 대학으로 편입을 하는 것이 최선의 상황이다.
후회는 아무리 일찍 해도 늦는다.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교민과 주재원 학부모들이 자녀를 국내 명문 대학에 12년 특례 혹은 3년 특례로 보내려 하나 의외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모른다. 위에 상담을 요청한 학부모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12년 특례로 국내 대학에 오고자 한다면 적어도 아이가 국내 대학의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설 때 지원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