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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

 중국 고대 사상가로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도가(道家)의 대표였던 장자는 “오리의 다리가 비록 짧다고 하더라도 늘려주면 우환이 되고, 학의 다리가 비록 길다고 하더라도 자르면 아픔이 된다”라고 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잣대를 갖고 살아간다. 오리 다리가 조금만 더 길다면 걷는데 뒤뚱거리지 않고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의 다리가 조금만 더 짧다면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대로 오리 다리를 잡아당겨 늘리고 싶고, 학의 다리를 잘라 짧게 만들고 싶어 한다. 편하다는 그 기준 하나 때문이다. 그러나 장자는 길다고 여분으로 생각하지 않고, 짧다고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혜로운 우리 선현들은 마음속의 이기, 아집, 독선을 버릴 때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가르쳐왔다.



 소창청기(小窓淸記)란 책에 이런 글이 있다. “구름은 희고/산은 푸르며/시냇물은 흐르고/바위는 서 있다/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래에 메아리친다/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창조된 세상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돼 있는데 인간들이 욕심으로 세상을 어지럽고 소란스럽게 만든다.

 요즘  정치가 시끄러운 것은 세상 자체가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사는 인간들이 시끄럽기 때문이다. 자기 분수를 모르고 자기 자리를 벗어난 사람들 때문이다. 사람들은 오리 다리를 길게 잡아 늘리고 학의 다리를 자르면 세상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새해를 맞으며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란 글을 썼다. 날마다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벌써 한해 저물고 있다.  지난 한 해 감사하게도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었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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