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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순위,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니다'



2019년도에 원서를 써야하는 예비 12학년(현재 11학년)들은 바쁘다. 


학부모들도 덩달아 바쁘다. 이 학부모들의 고민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이를 어느 대학에 보내야할 것인가? 학비를 어떻게 조달해야할 것인가? SAT 학원에 등록을 해야 할 것인가? 한다면 어느 학원에 등록을 해야 할 것인가?


이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당장 방학 때 SAT 학원에 자녀를 보내야 할 것인지 여부일 것이다. 이는 학생에 따라 다르다. 학생이 현재 어느 수준에 와 있느냐를 기준으로 두고 결정해야한다. 단, SAT학원이 100점 또는 200점을 올려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느 대학에 원서를 내야할 것인가? 사립대학? 아니면 주립대학? 사립대학 가운데서도 연구중심대학이 있고 학부중심대학(리버럴 아츠 칼리지)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학부모들의 저지르는 결정적인 실수가 있다. 바로 유에스 뉴스 순위만 보고 대학을 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학자금 부분도 고려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일반 유학원이나 SAT 학원들은 대학 진학 컨설팅을 할 때 학생의 학업적 기록으로 갈 수 있는 학교 중 가장 랭킹이 높은 학교를 추천할 뿐이다. 여기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경제적 문제와 교육의 질, 그리고 전공에 따른 취업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사항은 지원 시기와 전략이다. 즉, 학생들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얼리(수시)를 넣을 것인가? 레귤러를 넣을 것인가? 몇 개 학교에 지원을 할 것인가?


오늘은 연구중심 대학과 학부중심 대학, 즉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대한 문제를 놓고 생각을 해 본다. 일반적으로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대학선택을 할 때 '명성'을 따진다. 이 명성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학', '우리에게 익숙한 대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비리그 대학과 익숙한 사립대학, 그리고 많이 들어본 주립대학들이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즉 학부중심대학은 아직 한국인들에게 많이 낯설다. 미래교육연구소가 설립된 2003년부터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왔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제법 많은 학부모들이 알고 있고, 학생들도 별 거리낌 없이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선택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교양대학, '인문대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학부 학생들의 교육에만 신경을 쓰는 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중심대학은 대학원 학생들에 방점이 찍힌다. 연구중심대학들은 우수 교수나 재원 등이 대학원에 집중된다. 대학의 명성과 재원은 대학원에서의 연구 업적을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연구중심대학에서 학부생은 소외된다. 우수 교수들도 대학원생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연구중심 대학 학부생들이 기초 과목, 혹은 선택과목을 들을 경우 대형 강의실에서 수백 명의 학생들과 같이 강의를 듣게 된다. UC 버클리, USC, 미시간대학도 마찬가지다. 또 어떤 경우에는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이 와서 가르치기도 한다. 한마디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


반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교수가 모든 수업과 실험을 담당한다. 학부중심 대학에는 조교가 없다. 교수가 직접 모든 것을 다한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미국만의 독특한 대학 시스템이다. 


미국 상위권 리버럴 아츠 칼리지 대학들의 모임인 Annapolis Group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 교육은 배움과 삶의 방침이고 개인, 공동체의 비판적, 분석적 참여를 통해 개인의 지적 포용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한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졸업 후 곧바로 직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물론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졸업하고도 직장을 곧바로 잡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 전공도 개설돼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고 많이 토론하는 대학이다. 전문 지식을 빠르게 주입시키기보다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토대를 준비시킨다. 그렇다고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에 모두 교양 과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 어느 경우에는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전공도 개설돼 있다. 연구중심대학보다는 적지만 전공이 다양하다.


학부모들이 일반적으로 자녀들이 다닐 학원을 선택할 때 학원 교사의 경력과 학원 분위기, 한 반에서 몇 명이 배우는지 등을 물어본다. 그런데 왜 대학을 선택할 때는 이런 것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


한국인들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대해 아직 낯설다. 그러나 잘 가르치는 대학, 교사 대 학생 비율이 낮은 대학, 공부하는 분위기가 좋은 대학, 장학금이 많은 대학, 창의적 사고와 창의적 글쓰기를 많이 가르치는 대학이 바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일부 상위권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아이비리그 대학급이다. 연구중심대학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함께 놓고 대학 랭킹을 냈을 때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연구중심대학에 뒤지지 않는다. 한국 학생들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연구중심대학이 아닌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선택, 지원하기 바란다. <미래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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