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
한국인 해외 유학생수가 2013년 기준 22만 7천여 명이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7만 295명이다. 그다음으로 중국 6만 3488명, 영국 1만 2512명, 캐나다 1만 2477명 순이다. 많은 학생들이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최근 해외 유학 추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출신별 미국 내 해외 유학생수를 보면 중국, 인도, 베트남, 한국 순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유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 유학생만 감소하고 있다.
최근 언론들은 한국 교육개발원 통계를 인용, 초중고교 때 외국에 공부하러 가는 이른바 조기 유학생 수가 2006년 2만 9511명을 정점으로 6년 만에 51.4%가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나타난 새로운 현상 가운데 하나는 조기유학생 상당수가 해외 대학에 진학을 하지 않고 국내 대학으로 진학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외 유학생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다. 해외 유학생 학부모 상당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한다. 미국 교육기관의 학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 고등학교 연간 학비는 2만-6만 달러, 주립 대학 학비는 연간 3만 5천 달러∼5만 5천 러, 사립대학은 5만 달러∼7만 달러 수준이다. 이 금액은 한국 중산층 가정에서도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기야 미국 대학 학비는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다.
2000년대 중산층으로 유학 바람이 확산되기 전까지 해외 유학은 '금수저'들이나 가는 '부자들의 교육 방법'이었다. 해외 유학 비용은 국내에서 교육하는 것보다 적게는 3-4배, 많게는 10배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중산층 가정도 성행하는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해외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역시 만만치 않다. 중산층 학부모들은 자녀를 해외로 보내 놓고 경제적 고통을 겪었고, 일부는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속에 "그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 유학을 갈 필요가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확산되었고, 국내 대학으로 돌아오는 흐름이 형성됐다.
해외 유학은 장점이 많은 교육방법이다. 국내보다 수준 높은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으며, 시야를 넓힐 수 있다. 국내보다 넓은 세계 시장에서 취업 및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세계에서 경제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교육의 힘이다. 문제는 향후 각 분야에서 글로벌 기준의 인재들을 많이 양성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앞서 설명을 했지만 중산층 또는 그 이하 계층의 자녀들은 경제적 이유로 해외에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학비를 조달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찾지 않고서는 '흙수저'들이 해외 유학은 꿈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장학금을 받는 것이다. 국내에는 많은 장학 재단이 있다. 공공 장학 기관으로 한국 장학재단이 있고, 사설 장학재단으로 관정 장학재단, 롯데 장학재단, 미래에셋 장학 재단 등 많은 장학 기관들이 있다. 그러나 국내 장학재단들은 매우 폐쇄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즉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만 지원 자격을 준다. 해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대상이 될 수 없다.
실제로 하는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가운데 국내 고등학교에서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극히 소수다. 거의 해외 고등학교 때부터 조기유학을 한 학생들이 해외 대학으로 진학을 한다. 그럼에도 이들 장학재단들은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으로 그 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학생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해외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은 남과 다른 방법으로 학비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미국 대학들이 국제학생들에게도 주는 재정보조/ 학자금 보조(Financial Aid)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장학금'이라면 우수한 성적의 학생이 받는 '성적 우수장학금'을 생각하나 여기서 말하는 재정보조는 기준이 성적이 아닌 가정경제 환경이다. 미국의 2800여 개 대학 가운데 700여 개 대학들이 가정이 어려워 학비를 모두 부담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부족한 학비를 지원해 주는 학자금 보조 정책을 쓰고 있다. 한국 대학에는 이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이용하면 국내 대학 학비 또는 그보다 약간 많은 비용을 내면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연간 적게는 1-2만 달러에서 많게는 5-6만 달러까지 주며 4년간 계속 지급한다. 예를 들어 하버드, 예일 대학은 가정 소득이 6만 5000달러 미만의 학생에게는 학비 전액을 지원해 준다. 심지어 비행기 값까지 준다. 다시 말하지만 재정보조/학자금 보조는 성적이 좋아서 받는 장학금이 아닌 가정이 어렵기 때문에 받는 상환할 필요가 없는 보조금이다.
아예 학비가 없는 나라도 있다. 독일의 경우 내국인 학생은 물론 국제 학생들에게도 학비가 무료다. 일부 대학에서 학비를 받는 곳도 있으나 상징적인 금액이다. 국내 중산층, 또는 '흙수저'들이 전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유학을 갈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 대학들은 영어로 전공 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International Bachelor Degree 과정을 많이 개설해 놓고 있다. 독일어를 별도로 배우지 않고 전 과정을 영어로 공부하고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독일어를 하면 더 많은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또 일부 대학은 일정 초급 수준의 독일어를 요구하기도 한다. 영어 과정으로 입학해 대학 과정을 이수하면서 자연스레 독일어를 익힌다.
학비가 저렴한 나라도 있다. 유럽의 핀란드 대학이다. 역시 이 나라도 영어로 갈 수 있다. 2016년까지 국제학생들에게 학비가 없었으나 2017 학년부터 학비가 생겼다. 학비는 500만 원에서 2000만 원 수준이나, 대부분 1천만 원 미만이다. 동시에 많은 장학 혜택이 있어서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많다.
국내 대학 학비 수준, 혹은 미국 대학의 1/5- 1/10 수준의 저렴한 학비로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아시아권 대학들도 많다.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서울대, 연고대 보다 대학 랭킹에서 앞서며 세계 대학들과 겨루어도 뒤지지 않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중국의 여러 대학들이 있다. 홍콩-싱가포르는 본래 영어로 강의하고 일본, 다. 중국 대학들도 최근 영어로 대거 전공들을 개설했다. 일본은 G30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유학생들을 영어로 30만 명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211 공정, 985 공정 등을 통해 100개 대학 1000개 전공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 아래 영어로 각국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대학의 경우 도쿄, 도호쿠, 교토 등 국립대학들은 학비가 연 500만 원대다. 게이오, 와세다 등 사립대학들은 1000만 원대다. 또한 중국 대학들은 연 300만 원에서 800만 원 수준이다.
관건은 영어다. 국내 고등학교 학생들이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영어다. 미국 대학들의 경우 주립대학들은 토플 80점, 아이엘츠 6.5 점이상을 요구하고, 명문 사립대학들의 경우 토플 100점, 아이엘츠 7.0 이상을 요구한다. 미국 외에 해외 대학들도 대부분 토플 80점 이상을 요구한다. 각국 대학들의 지원 조건은 일정하지 않다. 나라별로 대학별로 지원할 대학을 찾아서 그 대학들이 요구하는 지원 조건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오늘 전하려는 메시지는 '돈이 없다고,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 수준의 학비 또는 그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유학을 떠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수시에 떨어지고, 수능에 실패해 기대하는 대학에 진학을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라. 얼마든지 꿈을 실현할 방법이 있다. <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