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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훈 Jun 20. 2017

어떻게 기도해야할까?

내 기도가 틀린건가?




스무 살때 당시 사랑방 리더 누나한테 내가 물었던 질문이다.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분이 다이렉트 메세지를 보내주셨다.

운동중 허리를 다치셔서 기도중인데 상황이 안좋아져서 어떻게 기도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메시지를 주셨다.

메시지를 보자마자 가슴이 찡했다

내가 저 질문을 했을 때 그 간절함이 다시 생각났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붙잡고 줄줄이 썼다

DM은 길게 쓰면 안보내져서

4번이나 꽉꽉 채우면서 썼다.


어제 밤에 이 청년과 세상에 있는 많은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다 잠들었다


오늘 새벽엔 그 기도의 잔상때문에 잠에서 깼다


DM답장


————————————


안녕하세요

용기내서 연락주셔서 감사해요


스무살이고 운동선수인데 허리를 다친 상황이면 엄청나게 간절하게 기도하시겠어요

상황이 악화되는게 기도 방법이 틀려서 그런건 아닌거 같아요


인친님이 기도 응답의 범위를 ‘허리가 낫는 것’이라고 좁혀놨기에 그렇게 느끼는거 같아요

저도 중요한 시기에 십자인대를 다치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기도를 안들어주신다는 생각을 한적 있어요


저는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운동 없이는 못 살만큼 운동을 좋아했어요

저도 군대가기 전에 십자인대가 끊어질 정도로 무릎이 심하게 다쳤어요

그 때 두달 동안 수술을 미루고 무식하게 기도했어요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이 기적처럼 십자인대를 붙여주시지 않을까?

앉은뱅이도 일어나고 죽은자도 살리시는 하나님이 이 정도 쯤은 쉽게 고쳐주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루에 두 세시간은 무조건 기도를 했던거 같아요.


십자인대 수술을 하면 2년동안 후보생생활하며 준비했던 장교 임관을 놓치는 상황이라

수술을 하지 않고 군대에 갔어요

군대를 가서도 계속 기도했죠 십자인대가 없는 상태로 오래 걷기도 힘든데

매일 달리기를 하고 훈련을 받았더니 밤마다 너무 아팠어요


1년동안 정말 수많은 시간을 기도했지만 나아지진 않더라구요.

오히려 주변 관절까지 손상되서 수술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죠

십자인대가 끊어지고 1년 뒤 저는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해야했어요


십자인대 수술을 하고도 여전히 아니 그 전보다 더 힘들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 못하지만 결국은 지금 그 때의 기도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서론이 길었네요

어떤 식으로 기도를 해야하는지 제가 좋아하는 말을 통해 말씀드릴게요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트 니버의 평안의 기도예요


God ,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i cannot change,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i can,

and the wisdom to know the difference.


신이시여,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은 변화시키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기적의 하나님을 바라며 수술 하지 않고도 십자인대가 낫길 바라는 마음에

간절히 기도했지만 그건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었어요

기도를 계속하며 내가 정한 기도의 응답이 아닌

하나님이 예비하신 기도의 응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그랬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저 기도문처럼 기도를 하게 되더라구요


하나님이 내게 주신 역경과 고난은 나를 시험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주시는 작은 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다른 역경과 고난은 나에게 더 큰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 더 하나님을 원망했던 적을 얘기해드릴게요

고삼 수능날이었어요. 평소보다 수능점수가 안나와 재수를 하게 되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원망했어요 대박은 커녕 오히려 더 안좋은 점수를 주시다니..

하지만 지금은 그 재수 시절을 통해 제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지금까지도

제 평생에 가장 큰 은혜일 정도로 감사하고 있어요.


한걸음 한걸음 걸을때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찾는 청년이 되길 기도할게요.


——————————————


지금도 여전히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묻는다


아직도 기도할 때 내 욕심이라는 그릇에 하나님을 가두고

기도의 응답을 정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마 평생가도 나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나마

아주 조금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계속 기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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