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어디로 향해 가고 있을까?
대학교 3학년이 되던 겨울방학
후보생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훈련을 받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처음 입는 전투복
처음 신는 전투화
처음 메는 군장
괴산에 있는 학생군사학교 앞엔
가파른 언덕이 있었다.
교장으로 이동하려면
무조건 이 언덕을 넘어야 했다.
군장도 무겁고 언덕도 가파르고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며 걸었다.
고개 들어!!!!
임관을 앞둔 기훈 소대장 선배의 목소리였다.
장교는 힘들어도 고개 숙이면 안 된다는
선배들의 잔소리.
속으로
'장교는 사람도 아닌가
힘들면 고개 숙일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다.
그땐 그저 잔소리로만 느껴졌다.
그렇게 4번의 입영 훈련 중 첫 번째 훈련이 끝났다.
선배의 잔소리가
잔소리가 아님을 깨달은 건
1년 반이 지나고 마지막 훈련을 받을 때였다.
독도법 과목을 평가받을 때
3명이 한 조를 이루었는데
내가 조장이었다.
개인당 3개의 좌표가 주어진다.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좌표를 찾아가
나무에 붙어있는 번호를 적어오는 평가였다.
현재 위치와 목표를
직선으로 그어 무식하게 가기도 하고
능선을 따라 빙 돌아가기도 했다.
중요한 건 수시로 내 위치와 방향을 확인하며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훈련 성적에 욕심이 많았던 나는
우리 조의 모든 좌표를 시간 내에
반드시 찾고 싶었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가파른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갈 때도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방향을 잘 찾았던 덕분에
가장 빠른 시간에 들어오면서도
9개 좌표를 다 찾는 결과를 얻었다.
다른 동기들을 기다리면 이런 생각을 했다.
'좌표 하나를 찾아갈 때도 방향이 이렇게 중요한데
병사들을 이끄는 장교에게 방향은 얼마나 중요할까'
곰곰이 생각하다
'고개 들어'
라는 말이 단순히 방향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힘든 훈련도 많고
단체 생활을 하는 군대라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도 많다.
이런 병사들에게
장교는 정신적으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그들의 군생활에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단순하고 지루한 일상에
의미를 찾게 하고
삶의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내가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군 생활을 하면서
병사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함께 방황했다.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하루하루 주어지는 일을 열심히 했을 뿐
내가 왜 이 곳에 있는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스스로 물어보긴 했지만
답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었다.
군대에서 가장 바닥이었을 때,
김용규 저자의 '숲에게 길을 묻다'에서
1년 동안 찾지 못했던 답을 찾았다.
그리고
병사들에게도 인생의 길을 찾아주고
군 생활의 방향을 잡아주고자
첫 번째 독서모임에
'숲에게 길을 묻다'를 가져갔다.
('호랑나비 1회차 모임'에서 이어집니다.)
1. 책으로 인생이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