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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훈 Sep 06. 2018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

하나님과 손 잡고 걸어가기

퇴근하고 헬스장에서 나오다 범퍼를 긁었다

10초만 여유를 가졌어도 범퍼와 내 마음에 스크래치는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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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삼성점에 오는 길에 도로 위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봤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지만 많이 아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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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려던 보행자가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걷거나

운전자가 엑셀 대신 브레이크를 밟으며 천천히 운전했어도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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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마음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건가

아니면 조급한 마음이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뺏어가는 건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조급한 마음을 다잡으면 손해 볼 일이 줄어들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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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천천히 살아가면 삶을 더 생기 있게 만들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시간관리를 한다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가 뒤를 돌아보면 그건 올바른 시간관리가 아니란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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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시간관리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쓸모없는 일들과 시간을 줄이고 내가 집중해야 할 부분에

온전히 관심을 쏟고 에너지를 쏟고 시간과 돈과 관계를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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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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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을 보며 감사하기

사소한 일에도 박장대소 웃어보기

주변 사람의 기쁜 일에 진심으로 축하하기 위해 전화하기

소중한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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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들을 놓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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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은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놓칠 수 없는 게 있다

아니 놓쳐서는 안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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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과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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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하게 매일을 살아가기에 우리는 하나님을 잊고 산다

조급함 때문에 기도는 했지만 응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우리의 생각으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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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는 관점으로 보면 이 정도지만

시간의 스펙트럼을 조금 더 넓히면 상황은 더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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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시간도 없어 시험기간에는 교회를 나오지 않거나

취직을 위해 몇 개월 동안 예배를 잊고 산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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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그나마 회복하기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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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배에 대한 태도, 매일의 삶 속에서 경건 훈련 등

멀쩡하게 예배드리고 있는 모습만 보고선 알 수 없는 개인적인 부분들은 회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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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무엇이 부족한지 깨달을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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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암송 말씀은 역대하 7장 14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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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my people, who are called by my name, will humble themselves

and pray and seek my face and turn from their wicked ways,

then I will hear from heaven, and I will forgive their sin and will heal their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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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s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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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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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하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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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빠 수 십 번은 중얼거려야 외울 수 있다

수 십 번을 중얼거리다 보면 말씀의 의미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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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깨어있겠다고 쉬지 않고 기도하겠다고 노력했지만

아직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는 단계는 아니었다

이제 서서히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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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해야 하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 타이밍인데

바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한 채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흘려보내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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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부터였나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아침 금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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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새벽기도를 가고

몸이 무거워 못 일어나는 날엔 아침에 기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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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마치고 아침에 사무실에 앉아 큐티를 하고 말씀을 읽고

개인적인 영성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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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하다 보니 느낀다

내가 많이 조급해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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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타이밍을 내 타이밍 안으로 끌어오려는 노력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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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 기도가 내 욕심을 빨리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고

내가 낮아지고 깨지며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지름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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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기도도 말씀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깊다

중요한 몇 가지 기도제목에 대해서 깨어있는 마음으로 기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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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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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5장 3~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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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소망은 단순한 소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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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절 로마서 5장 5절에 보면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라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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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소망을 주셨는데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난 중에서도 즐거워하며

하나님의 타이밍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가져야 하고

인내라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깨지고 낮아지며 정금과 같이 새로 거듭나는 연단을 거쳐야 한다

그 연단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소망을 이룰

온전한 그릇이 되어 내 삶에 그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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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는 이스라엘 성벽 재건에 대한 비전을 받았으면서도

4개월 동안 기도하며 계획하며 침묵으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고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40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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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타이밍을 위한 인내의 기간

그 기간은 축복이다

세상이 알지 못하는

하나님만의 크고 은밀한 뜻이 그 속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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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것 같다

글을 쓰면서 나도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본다

이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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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에서

어쩌면 이 글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며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하니 눈물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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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나의 마음을 담은 일기와 글을 쓰면서

혼자서 많이 기도하고 기도한 간절함이 눈물로 나와버리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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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고

하찮은 질그릇에 보배를 담아주신다 해도 감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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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잠하고 입을 열지 아니함은 주께서 이를 행하신 까닭이니이다”(시 39:9)

다윗의 고백처럼 그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이 행하신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감사함으로 순종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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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길면서 짧은 인생

내 욕심과 계획을 이루려 정신없이 달려가고 살아가기보다는

이렇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잠잠히 기도하고 그분의 계획 안에서 뜨겁게 살아내는 삶이

내가 지금까지 읽은 말씀을 통해 느낀 크리스천의 삶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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