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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 Nov 26. 2022

자극의 역치가 너무 높은 사회

자극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한국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갖는 자극이 너무 강합니다. 

정치인들의 행위, 

그것을 전달하는 미디어들의 전달 방식, 

유튜브에 범람하는 콘텐츠들,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음식들, 

그것을 밑도 끝도 없이 게걸스럽게 먹는 영상들, 

별 내용도 없는데 사납고 상스러운 언어들, 

별 것도 아닌 감정과 생각, 소감을 부풀려 터트리는 표현 방식들,

울고 불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야만 하는 드라마와 영화 속 인물들,



침대에서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우리의 입과 눈과 귀, 모든 감각기관이 받아들이는 자극의 역치가 너무 높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자극에는 이제 잘 반응하지 않기에 사회는 경쟁적으로 더 강한 자극을 서로가 서로에게 가하고 있습니다.



음식들은 더 매워지고 더 달아지고, 

드라마와 영화 속 인물들은 더 소리를 지르고 더 울고 더 잔인하게 상해를 가하고 더 거친 말을 내뱉고, 

뉴스 속 인물들은 더 황당한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더 뻔뻔해지고, 

영상 콘텐츠들의 시간은 더 짧아지고 진행 속도는 더 빨라지고,

단순한 몇 마디 단어조차 언어들은 더 매섭고 상스럽고 과장되고 거대해집니다.



마치 한국이라는 사회가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기관차에 타 있는 것 같습니다. 덜컹덜컹 큰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내부, 너무도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창밖의 풍경, 보이지 않는 정거장. 그 속에 있는 사람들. 즉흥적인 감각적 즐거움에 절여진 사람들. 갈증을 소금물로 해결하는 이들. 그래서 쉬 사나워지고 우울해지고 힘들어하고 피로하고 지치고 공허해하는 이들.



점점 사라지는 본질, 그 빈자리를 메꾸는 화려하기만한 감각의 포장지.



잠깐이라도 그 기관차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재미있고, 

즐겁고,

맛있고, 

속 시원하고 후련하게 만드는 그 모든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것들,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이는 그 모든 총합이 실은 우리 모두를 조금씩 위태롭게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 중요한 것, 본질적인 것은 많은 경우 지루하고 느리고 답답하고 밍밍하고 개운치 않고 고통스럽고 불쾌할 수 있다는 것, 몸에 좋은 것은 많은 경우 입에 쓰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킬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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