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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끼

금방이면 돼요.

by 조쉬코쉬

내게는 어머니가 가입한 수많은 보험들이 있었으며, 그중에는 드디어 납입 만기가 가까워진 것도 있었다. 20년 가까이 납입해 왔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마치 김지연의 단편작 <반려빚>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어느 날이었다. 그 보험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아보니 40대 정도의 여자였고, 몇 마디 나눠 보니 보험설계사 같았다. 특유의 밝고 똑부러진 말투가 인상적인 그녀는 잘 훈련된듯한 느낌을 줬다.


그녀는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의 납입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내해 주기 위해 전화했다고 말했고, 나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녀는 나를 담당하던 기존 담당자가 있었는데, 최근에 자신으로 변경되었다고도 했다.


나는 아, 그렇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녀는 본사의 방침으로 변경된 담당자는 고객과 직접 만나 고객의 서명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목소리에 난처함이 묻어났지만, 순간 알고도 속아줘야 하나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훈련된 그녀는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정말 서명만 받으면 되기에 10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못해 나는 알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며칠 뒤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보는 것으로 약속을 잡았다.


그 후로 얼마가 흘렀을까, 그녀는 약속을 잡은 날로부터 두 번이나 메시지와 전화로 약속을 재확인했다. 조금 성가신 기분이 들었지만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타입인가 싶어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가 두 번이나 확인했던 약속 당일이 되었고, 나는 30분 전에 미리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밀린 일을 하고 있었다. 아차 싶어 시계를 보니 시간이 다 되어 갔다. 서둘러 노트북을 덮고 카페 입구 쪽을 응시하면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지만, 약속 시간이 되어도 그녀로 추정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다른 메시지를 남겼던 건가 싶어 스마트폰을 열어보려던 순간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은 도착했는데 어디 있냐는 전화였다.


그 카페는 크진 않았으나 한눈에 들어 올만큼 작은 공간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녀가 반대쪽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는 지금 반대쪽 구석에 앉아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아! 다른 차원…?’ 그때 왜 이런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멀티버스가 떠올랐다. 그럴 리가 없겠지. 나는 다시 그녀에게 어디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녀는 우리가 보기로 한 카페의 다른 지점에 있다고 했다.


그 순간 뭐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전화상이지만 그녀는 똑부러진 것 같았고, 프로 같았다. 게다가 내게 두 번이나 약속을 재확인할 만큼 꼼꼼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가.


놀란 듯 그녀는 정말 미안하다며 빨리 내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이 전해져서 나는 괜찮다고, 알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은 직후 나는 바로 캘린더와 그녀와 통화했던 기록을 살펴봤다.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였다. 그렇지만 아니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지도 어플을 열어봤다. 그녀가 있는 차원에서 내가 있는 차원까지 얼마나 걸릴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20분이었다. 아마 웜홀을 이용한다면 훨씬 빠르게 올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동안 이미 약속했던 10분은 지나가 있었다. 나는 마감 기한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약간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녀가 서류에 서명만 하면 된다고 했으니, 금방 끝날거라 생각됐다. 이미 약속한 10분이 한참 지났으니 도의적으로 인사치레나 다른 보험을 추천하는 등의 사족은 뗄 거라고. 아니, 부디 그러길 바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짜증이 조금 누르러졌다. 나는 그녀가 도착할 때까지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노트북을 열고 귀에 에어팟을 낀 채로 다시 일에 몰두했다.


에어팟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어색하게 멈추더니 벨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치껏 이 전화가 그녀임을 짐작하고 바로 고개를 들어 카페 입구 쪽을 살펴봤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40대 여성이 서류가방을 어깨에 맨 채 한 손으로 전화를 들고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들어 그녀가 찾고 있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녀의 갈 곳 잃은 눈동자는 나를 포착했다. 그 순간 그녀는 급하게 온 티를 빠르게 정돈했다. 프로다웠다. 그녀는 자리에 앉으면서 내게 사과를 했고, 동시에 서류가방에서 작은 카드 봉투와 내 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서류 몇 장, 그리고 알 수 없는 파일 뭉치를 꺼냈다. 앉기, 사과, 서류 꺼내기 세 동작이 한 번에 이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먼저 내게 그 작은 카드 봉투를 건넸다. 금장으로 된 손바닥만 한 카드 봉투였다. 그 순간 나는 스타벅스 선불카드를 떠올렸다. 선물인가 싶어 조금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열어봤는데 그녀의 명함이었다. 명함 또한 금장으로 되어 있었다. 혹시나 싶어 앞뒤로 다시 살펴봤으나 확실히 스타벅스 선불카드는 아니었다.


그녀는 내게 서류 몇 장을 건넸다. 우리 만남의 목적이었던 그 서명이 필요하다는 서류 같았다. 그녀는 한 번 읽어보시고 서명란에 서명을 부탁한다고 했다.


나는 서명이 필요한 서류는 꼼꼼히 읽어보는 편이다. 그래서 그 서류도 대강이지만 눈으로 훑어보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그녀는 뭐라 뭐라 내게 설명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을 못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지금처럼 뭘 읽고 있는 동시에 누군가 말하는 걸 듣지 못한다. 둘 다 하려다가는 되려 아무것도 못하게 되기 때문에, 나는 평소에 더 중요한 하나를 선택하는 편이다.


그걸 그녀가 알리가 없다. 여전히 그녀가 뭐라고 내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아서 내 사정을 말해볼까도 싶었지만,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비칠 게 뻔하다. 그래서 그냥 읽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대강 읽어본 서류는 본사의 엄격한 방침임을 짐작케 할 만한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미끼 같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던 건 그때부터였다. 아니지, 역시 미끼였다. 나는 서류에 서명을 하고 그녀에게 돌려줬다. 그녀는 서류를 건네받으며 내게 고맙다고 말했고, 동시에 질문 한 두 가지를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니깐, 마치 내가 그녀의 모든 언행의 행간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모든 흐름이 너무도 자연스러웠기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나는 그 미끌거리는 느낌이 불쾌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적절한 칭찬과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주도해 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10분도 되지 않아 내 직업, 학력, 사는 곳, 가족관계, 가족들의 직업, 소득에 대한 정보 모두 파악했음을 깨달았다. 그 사실도 그 당시에는 순간적으로 의식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역시 프로였다. 하지만 나도 어디 가서 꿀리지 않어. 나 역시 약간의 딜레이는 있지만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중이었다.


그때쯤이었을까, 그녀는 이제 나에 대한 파악이 끝났다는 듯이 내 앞으로 알 수 없는 파일을 열었다. 서류를 건네받아 보니 내 보험 가입내역이었다. 그곳에는 그녀가 소속된 보험사에서 내가 가입한 보험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사에 가입한 보험까지 거의 다 나와있었다. 그래, 역시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건 미끼가 맞았다. 그 순간 앞으로는 같은 케이스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생각했다. 신상 족쇄. 그럼 그렇지, 20년간 차던 족쇄를 쉽게 풀어줄 리 없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그녀 같은 프로라면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못 먹어도 고!라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


나는 테이블 아래로 손목에 찬 시계를 흘끔 쳐다봤다. 시간은 어느새 1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분명 그녀가 약속한 10분과는 차이가 컸다. 갑자기 나는 믿음직한 배우가 ‘신뢰’를 내세우는 한 보험사의 광고가 떠올랐다. 그 광고에서 말한 게 ‘신뢰’가 아니라 ‘실례’였나… 그런 딴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도 한번 진지하게 상담을 받아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내 앞으로 가입한 보험은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어머니의 설명만 들어서는 내가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있고, 어떤 보장이 중복되는지 파악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역시 한번 날을 잡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에 모든 보험증서를 다 살펴보고 엑셀에 정리해 두었다.


엑셀에는 각 시트마다 보험사별로 보험증권의 내용들을 작성해 뒀고, 최종적으로 모든 내용을 취합하여 하나의 시트에 요약을 해두었다. 그 요약표의 각 열에는 보험사명과 월보험료, 보험증권번호를, 각 행에는 각 보장명을 기재하는 식이었다. 그리고 안 쪽의 빈칸에는 보장 내용을 작성했다. 정리를 마치고 보니 보장이 많이 겹치는 부분과 휑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많이 중복되는 보장 중에서는 유불리를 따져서 몇 개의 보험을 정리했고, 조금 휑한 부분은 나중에 보완하자는 식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까먹을 것 같아서 현재 내가 가입한 보험별로 장, 단점을 메모해 두었다.


나는 현란하게 보험을 추천하던 그녀의 말을 잠시 끊고, 혹시 제가 보험을 정리한 게 있는데 같이 보시면서 상담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녀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그래서 덮어뒀던 노트북을 다시 열어 그녀 쪽으로 돌려서 그 파일을 보여줬다.


사실 그녀가 아까 내게 보여 줬던 보험가입내역 중 일부 보험이 보이지 않았는데, 전산상 오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가지고 온 서류보다 내가 정리한 내용을 보고 얘기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때부터는 나도 나름대로 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어떤 식으로 보험을 정리했는지 설명했다. 그녀는 두 팔꿈치를 테이블 위에 올린 채 두 손을 아랫입술에 갖다 댔다. 그리고는 아예 노트북을 자기 쪽으로 가져갔다. 아마 더 자세히 살펴보려는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녀가 입을 뗐다. 그녀는 여전히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이걸 내가 다 정리한 건지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녀는 왠지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 같았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짐작건대 아무래도 나 같은 케이스가 그녀의 고객 데이터베이스에는 없었던 모양이다.


나는 다시 손목시계를 흘끔 쳐다봤다. 시간은 어느새 1시간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오후에 가장 집중이 잘되는 1시간 30분을 헛되이 만들 수 없었다. 아니, 그러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데이터베이스에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그녀가 부디 이 정보까지 빠르게 파악해서 프로답게 나에게 어떤 유용한 상담을 해주길 바랐을 뿐이다.


역시나 그녀는 프로가 맞았다. 그녀는 내가 정리한 파일을 다 보고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족한 보장을 찾아냈고 내게 추천했다. 가격도 부담스럽진 않았다. 나도 그 순간은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하나 기억해 둘 것이 있다면, 오늘은 보험에 가입할 계획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내게 추천한 보험이 가입이 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어떤 심사에 넣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오늘 만난 목적에 대해 떠올렸다.


오늘은 20년간 알지도 못했던 내 담당자가 어느 순간 그녀로 변경되어 어떤 본사의 방침에 따라 내게 의미 없는 서명을 받으러 온 날이다. 나는 다시 정신을 차렸고, 그녀에게 집에 가서 아내와 얘기도 해보고 개인적으로 생각도 해보겠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이 자리에서 결판을 내겠다는 자세로 단순히 가입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심사만 넣어보는 것이니깐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단순히 확인만 한다라… 나는 조금 고민하다가 알겠다고 했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톡으로 어떤 메시지가 갈 텐데 그 메시지에 포함된 URL에 접속해서 화면에 나오는 순서대로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말대로 메시지에 포함된 URL로 접속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중에 그녀는 다시 내게 어떤 질문들을 했다. 회계사는 언제 붙었는지, 개업은 언제 했는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벌써 그렇냐며 나를 추켜세우는 식의 대화였다.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사실이었다. 나보다 훌륭한 동년배 회계사는 너무도 많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도 회계사 공부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나는 아, 그러셨군요.라고 대답했다. 또 그녀는 제일 친한 언니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는데, 그 언니도 회계사라고 했다. 나는 계속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고, 아 그러시군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나는 스마트폰에 나온 내용을 읽는 중에 그녀의 질문에 세 번이나 대답을 했다. 쾌거였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할 말이 많이 남았던 것 같았다. 자신의 고객들 중에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표들이 많다면서 개업했으면 자신이 소개해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내가 개업한 회계사라고 했기 때문인지 그녀는 어떻게든 자신이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했다. 순간 나는 그런 이야기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녀가 나를 귀찮게 했던 모든 일들이 떠올랐다.


목적이 불분명한 만남을 약속하고, 바쁜 와중에 받았던 전화는 약속을 재확인하는 전화였고, 약속 당일에는 어이없는 실수로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지금은 약속했던 10분은커녕 2시간 동안 그녀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개업한 회계사에게 어떤 달콤한 협상의 조건이라도 제시하는 것 같은 그 태도에 묘하게 기분이 더러웠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녀와 어떤 식으로든 이해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그녀가 내게 말을 거는 탓에 무슨 심사인지도 모를 내용을 잠시 놓치고 있었다.


나는 내 서명이 들어가는 일들은 꼼꼼히 보는 것이 체화된 사람이다. 그래서 다시 놓친 부분부터 내용들을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절차에 포함된 내용들이 그녀가 말했던 단순히 가입이 되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마치 이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절차 같았다.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내가 최종 서명하게 되면 이 보험에 가입이 되는 건지 물어봤다. 그녀는 그렇다고 했다.


그 순간 나는 정말 너(진짜)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그 웃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게 신경 쓰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제가 가입은 생각해 보고 말씀드린다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그러자 그녀는 어차피 가입하고 한 달 내에 해지하면 가입하면서 냈던 보험료 전액이 환불되니 안심하라고 했다. 나는 그녀의 막무가내, 적반하장, 안하무인 태도에 질려 버렸다. 2시간 만에 사람에 질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그녀에게 가입은 ‘생각해 보고’ 결정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언했다.


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네~ 그러세요. 그런데 결국 다들 하시더라고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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