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현 Josh Kim Jul 17. 2024

초기 세일즈, 때론 용감하고 과감하고 무모하게

때론 용감하고 과감하고 무모한 방법이 기회를 가져다주시고 한다

전 글(B2B세일즈, 고객의 언어를 꼭 찾아보세요!)에서도 언급드렸듯이, 저와 공동 창업자는 해외 대학 재학생이었고 기업 경험도 전혀 없어서 B2B 세일즈를 시작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역량을 가진 창업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어떻게 초기 B2B 세일즈를 시작해 나갔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 글을 통해 B2B 세일즈에 도전하는 초기 창업자들, 특히 아직 학생신분으로 창업을 하거나 회사 경험 없이 창업하여 세일즈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저희의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공유합니다.


요즘 B2B 시장에는 뛰어나고 경험 많은 창업자와 팀이 많아서 초기부터 훌륭한 전략과 방법론들을 가지고 세일즈를 진행하는 것을 많이 보는데요. 그분들에 비하면 저희의 시작은 매우 미약하고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물론 저희도 점점 경험이 쌓이고 창업 연차가 늘어나면서 저희만의 다양한 세일즈 전략과 공식을 만들어 꾸준히 테스트하고 수정하며 발전시켜 나갔지만, 여전히 세일즈가 풀리지 않을 때는 소개할 용감하고 과감하며 무모한 세일즈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게 저희의 장점이자 무기이기도 하거든요. 이 방법은 한번 해보지 않으면 또 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초기에 저희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우리가 가진 장점과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열정과 패기로 밀어붙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기에, 사무실에만 있으면 절대 해결할 수 없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전략을 실행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저희의 용감하고 과감하며 무모했던 초기 세일즈 액션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건물 타기 영업

본격적으로 세일즈를 하기 위해 담당자를 소개받거나 직접 만나 기회를 만들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습니다. 이메일을 보내도 회신이 없고, 전화를 해도 귀찮다고 끊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한 방법이 바로 ‘건물 타기’입니다. 건물 타기는 기업들이 있는 건물에 들어가 층마다 돌아다니며 저희 서비스 소개서를 회사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때로는 비상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서 매 층마다 문이 열려 있는 회사 사무실이라면 무작정 들어가서 담당자를 만나러 왔다고 하면서 서비스 소개와 소개서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사무실 문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면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화장실 가려고 나온 직원이나 지나가는 직원과 눈이 마주치면 밝게 인사하고 혹시 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지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난도가 높았던 것은 출입구부터 경비가 삼엄하고 보안이 철저한 건물이었는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런 건물일수록 더 큰 세일즈 딜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경비원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보안 출입구를 따라 들어가 스릴 있는 세일즈 액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담당자들이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어볼 정도로 어떻게든 만나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어떤 건물을 가든지 그 건물 층별 안내표 사진을 찍어서 사무실로 돌아와 그 층별로 있는 회사들을 하나씩 다 검색하며 그들에게 컨택할 수 있는 정보들을 하나씩 다 수집하여 세일즈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담당자를 만나서 우리를 소개하고 꼭 소개서를 전달하고자 했던 마음 하나로 시도해 보았습니다. 지금도 습관이 되어서 어떤 건물에 가든지 층별로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남아있습니다.


흡연장 영업

이와 더불어 우리가 타깃 하는 기업의 관련 인물들을 만나기 위해 시도했던 것이 바로 흡연장이었습니다. 저는 흡연자가 아니라 참 쉽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다녀온 군대에서 선임들의 그 흡연 문화가 어떤지 이미 익숙해져서 인지 그게 이렇게 도움이 될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래서 늘 가방에 라이터를 들고 다니면서 라이터 없는 분들에게 얼른 다가가 라이터를 빌려드리며 자연스레 우리의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직장인이 저희 서비스의 직접적 수혜 고객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고객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을 만나 고객조사도 하고, 담당 부서가 아니라면 HR 또는 조직문화 담당자를 만나고 싶다고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고, 그것도 안 되면 서비스 소개서만이라도 전달해 달라고 사정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흡연장도 한 번만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 다른 시간대에 방문하면 같은 사람을 마주치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해서 무모한 방법이었지만 시도해 보았습니다.


후폭풍

이런 액션들에는 후폭풍도 대단했습니다. 담당자분들이 경멸의 눈빛을 보내기도 하고, 철저히 무시하는 그들의 말투를 들어가며 꿋꿋이 우리 서비스를 소개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버럭 화를 내며 쫓아내기도 했고, 경비원에게 제지를 당해 건물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나가자마자 쓰레기통에 우리 서비스 소개서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흡연장에서 담배 연기를 맞으며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모욕을 당하면서 흔히 현타(?)도 많이 느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과감하고 패기 있고 무모한 방법이 기회를 가져다주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못되게 구는 사람들도 있었고 인격적으로 모욕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땀 뻘뻘 흘리며 건물 타기를 하면서 건넨 그 서비스 소개서를 담당자들이 보면서, 부족하지만 연락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도와주지는 못하겠지만 예산이 이 정도 있고 일시적으로라도 사용해 보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서비스 이용 의사를 밝혀주기도 했습니다.


어떤 담당자는 이렇게 세일즈 하는 사람들을 처음 본다면서 그 노력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라면 생긴 지 얼마 안 된 회사지만 믿고 한 번 해보자고 생각하여 연락을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저희가 풀고자 하는 문제와 변화를 주고자 하는 이야기들에 공감하고, 진심으로 임하는 저희의 진지함을 보고 이용을 결정한 분도 있었습니다.


흡연장에서도 기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흡연장에서 만난 분들은 업무 스트레스나 휴식을 위해 흡연장에 왔다가 저희에게 걸려 귀찮아했지만, 얼굴도 앳되어 보이고 땀 뻘뻘 흘리며 다가와 말을 거는 저희를 보며 연민을 느꼈는지 기회를 마련해 주고 도와주신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이 담당자는 아니지만 서비스 소개서를 해당 부서 담당자에게 전달해주기도 하고, 흡연장에 있던 담당자를 불러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흡연을 마치고 같이 회사에 올라가서 직접 담당자와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희의 노력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은 분들은 오랜 기간 저희를 기억해 주며 다른 회사 담당자들에게 소개해주고, 늘 팬처럼 멀리서 응원해 주시며 초기 담당자로서 피드백을 주셔서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저의 공동 창업자의 백팩에는 늘 서비스 소개서와 라이터가 있었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말

B2B 세일즈는 사무실에 앉아 최고의 전략을 짜내려 가는 것 물론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무엇보다도 직접 부딪히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열정과 패기로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지만, 결국 그것이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무조건 저희가 했던 방법을 똑같이 사용하라고 소개드린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이미 B2B 세일즈 팀들이 하고 있는 좋은 전략들이 있고 워낙 좋은 세일즈 툴들이 많이 나와서 저희가 했던 고생이나 노력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똑똑하게 세일즈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저희와 비슷한 상황에서 창업을 하셔서 고민이 많으신 다른 초기 창업자들도 용기와 결단력을 가지고 도전에 임하길 바라는 마음과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고 설득하는 것이 세일즈에서 너무나 중요하기에 때론 이런 무모하지만 용감하고 과감한 액션도 필요하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B2B세일즈] 고객의 언어를 꼭 찾아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