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이 오면

글그림

by 글그림

아직은 차갑던 메마르고

입김마저 얼어붙던 봄날


밤새 내리던 함박눈에

시리던 꽃망울도

젖을까 눈을 감는다


아직은 어두운 날이 길던

밤하늘 별빛도 숨던 봄날


밤새 불어오던 바람에

푸르던 빛 들풀들도

차가운 몸을 뉜다


아직은 겨울이던 봄날에

차갑던 마음 하나가


눈물이 되어 더 이상은 올 것 같지 않은

봄날을 기다리며 조용히 씨앗을 묻는다


먼 훗날에 심었던 눈물이

얼음마저 녹아 환하게 들리는 봄이 오면

그날에 나는 찬란한 꽃을 피우리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