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속삭임

by 글그림

숨 막히던 겨울 밀어내고

연둣빛 손 내미는 봄


햇살은 조심스레 내려앉아

닫힌 꽃잎의 굳은 자물쇠를 푼다


겨우내 웅크렸던 몸짓들

세상 향해 기지개를 켠다

노란 개나리 꽃망울

굳게 다문 봉오리가

바람의 간지럼에 배시시 웃는다


새들의 맑은 지저귐

귓가에 쏟아지는 생명의 찬가


무거운 그림자 벗어던지듯

낡은 시간의 페이지를 넘긴다

가벼운 발걸음은

새로운 계절의 첫마디를 조심스레 뗀다


바람은 부드러운 손길로 다가와

함께 춤추자고 옷자락을 잡아끈다

차가웠던 겨울의 표정도 녹아내리고

풍경은 새로운 안녕을 건넨다


마음에 작은 씨앗 하나

찬란한 봄 아래 조용히 뿌리내린다

겨울을 견뎌온 모든 것은 아름다운 것처럼

햇살은 조용히 등을 쓸어내린다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