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별자리

by 글그림

호수가 하늘을 덮은 뒤

별들이 물 위로 내려 일렁인다


물고기들은 별빛을 삼키며 헤엄쳤고

달은 물결을 따라 흔들렸다


밤이 물속으로 깊이 내려든 뒤

하늘을 보려고 고개를 떨궜다


두 손에 한 움큼 담긴

별들을 눈동자에 촘촘히 박는다


물속을 걸어 하늘로 들어간다

윤슬처럼 흩어지는 빛을 따라


숨을 참고 오래도록 떠다니다가

은하수 가장자리에서 길을 잃었다


달은 자꾸만 부서지고

별들은 조용히 가루를 흩날린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새벽이 있었고

나는 반쯤 삼켜진 채로

토성의 고리를 붙잡았다


고리는 손끝에서 사탕처럼 녹아내려

떨어지면서 위와 아래를 구분하려는

애처로운 몸짓


호수 안의 밤하늘은

내가 담근 발의 반쪽이었네

그리고 나는 별이 되었네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