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을 떠난 낙엽이
또 다른 낙엽 위에 내려앉고
가을은 움푹 패인 발자국 안으로 쌓여간다
한쪽 손에 도토리를 쥐고
다른 손으로는 붉은 잎을 만지작거렸다
바스락 소리를 낼 때마다
가을은 몸을 비비고 지나간다
해가 낮아지고 바람이 길어질수록
그림자는 먼저 앞서 걸었다
눈을 맞춘 해가 금빛을 뿌리면
한낮에도 가을은 가판을 접는다
나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가벼워지고
나도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한다
바람이 손을 흔들면
떠나가는 것들을 향한 인사
손끝에 닿은 단풍잎 하나를
김밥처럼 말아 물면 알 수 있다
가을 소풍은 어쩌면
떠나보내는 법을
배우는 중인지도 모른다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