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는 날에는

by 글그림

가슴속 낡은 축음기 바늘이

웅얼거리는 날


빈 종이처럼 펼쳐진 오후

손등 위로 떨어진 뜨거운 방울은

지워지지 않는다


기억의 현상액 속에서

떠오르는

소년의 어깨, 젖은 흙냄새


나이 듦의 너머로

아물지 않은 푸른 멍 자국


점점 빨라지는 세상은

능숙하게 회전하는

타인들의 견고한 톱니바퀴


나는 삐걱거리는 낡은 태엽

어긋난 궤도를 도는

외톨이 별


나이테는 늘어났지만

마음의 둘레는

소년 시절 멈춘 시계


커버린 그림자 아래

웅크린 채 떨고 있는

작고 여린 마음


울음이라는 습관은

목울대에서 맴돌다

터지지 못하고

빈 시간 속으로

스며든다


어쩌면

소년은

아직도 잃어버린

자신의 눈물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