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너머

by 글그림



문틈으로 새어드는 바람 한 줄기

내가 잠갔다 믿었던 세상이

살짝 열린 틈으로 숨을 쉰다

밖에선 웃음이 터진다

발소리는 바닥에 부딪혀 톡톡 거 린다

계단을 따라 떠다니는 웃음소리


어린 날의 시간은

세상의 모든 것을 손끝으로 만지는 일일까


한때, 햇살의 속도에

몸을 맡기고 달리던 순간이

벽 너머의 삶을 속삭인다

숨을 고르며 뛰는 심장처럼

퍼져나가는 감정


우린 언제부터

서로의 손을 놓고 멈춰 섰을까

내가 쌓은 고요 속에 앉아

낯선 리듬이 가슴을 두드릴 때

알겠지, 소리가 어떻게

마음의 빈틈을 채우는지


흘러가는 소리와

돌아오는 메아리 사이

소파 위에 손을 얹고

동시에 피어나는

울림을 듣는다


오래된 기타처럼

조용히 떨리는 현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