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은
새벽 오트밀에 우유가 없다는
핑계 삼아 문을 나섰고
남겨진 사람은 잠 못 이룬 채
6샷 아메리카노를 내렸다
떠나는 사람은
삶의 끝에서 늘 후회 없으시길
(아무래도 개소리)이라고 썼지만
다시 남겨진 사람은
기억이 알림처럼 떠오른다는 것을
먼지처럼 식탁의 공기가 되었다는 것을
결국 렌털 가전 구독 취소해 버린 사람처럼
카탈로그를 구겨버렸다
떠나는 사람은 해운대 편의점에 앉아서
후회와 무후회가 뒤섞이는 셀카 영상을 남겼다
어쩌면 배가 고파서(멍하니) 쓸쓸할지도?
비싼 와인잔을 두드리며 읽다 만 에세이가
화분에는 시들지 않는 조화가 반짝여요
저는 멸망직전의 이별을 선물하는 걸까요?
냉장실의 아침 햇살(쌀음료)은
잊힌 아이돌 노래를 닮았다는데
떠나는 사람은
남겨진 사람의
플레이리스트가 되고
남겨진 사람은 매일 아침
쓰고 까맣고 뜨거운 커피를 후후 불며
#이별그램#혼자그램#실연그램#나는솔로
등의 헤시태그를 달고 있다
햇살이 블라인드 사이를 넘을 때쯤
손하트를 날리던 너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