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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추억, 호이안

2025 베트남 여행 #2

by 북믈리에 릴리

다낭여행을 계획하면서 꼭 다시 가봐야지 했던 곳이 호이안이었다.

한국사람들도 다낭과 함께 많이 다녀왔을 곳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오래된 집들이 있고, 곳곳의 등불들이 있어 예쁜 동네이다.


남편도 나도 예전에 다녀왔던 추억이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기대가 컸다.


하지만


아이들은 반응은 우리의 예상과 달랐다.

오래된 집들이나 예쁜 풍경에는 관심이 없었다.

점심은 뭘 맛있는 걸 먹는지, 많이 걷지는 않는지에 대해서만 신경 썼다.

4가지 치즈로 유명한 피자집을 가려했으나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더 맛있는 집을 찾게 되어 즐겁게 점심 식사를 마쳤다.

본격적으로 아이들에게 호이안의 매력을 구경시켜주려 했으나 시큰둥함은 변하지 않았다.

호이안 올드타운을 가는 길 우연히 공자를 모신 사당을 발견했다.

관리자인 할아버지가 자꾸만 들어오라고 했다. 돈은 내지 않는다고 했다.

뭔가 석연찮아서 계속 망설이다가 사당 안으로 들어섰다.

공짜는 맞았으나 제단 위를 가리키며 마음을 보이라는 뜻을 비추었다.

결국 큰애가 접시 위에 돈을 놓고 나왔다. (공자님이 공부 잘하게 해 주려나)

다시 걸어가던 중 시티투어차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없던 것인데 새로 생긴 듯했다.

가격을 흥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했는데 이미 차량 앞 스티커에 시간과 가격이 나와있었다.

아이들은 오픈되어 있는 차를 타고 바람을 느끼는 재미에 신이 났다.

1시간 차량 운영을 마치고 간식도 먹고 휴식도 취할 겸 카페에 갔다.

테이블 축구대가 있어 편을 나누어 게임을 실컷 하며 시간을 때웠다.

해가 지자 호이안 클라이맥스인 배를 타러 강가로 갔다.

이곳에서도 흥정을 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쪽에 가서 표를 사란다.

'베트남 관광 체계가 이 정도라고?'

(나중에 학생에게 들으니 요즘 관광지에서 정찰제 이상 돈을 받으면 경찰서 간단다.)

흥정이나 실랑이하지 않아 좋고 편하긴 한데 이 아쉬움은 뭐지?

그나마 소원을 빌며 촛불 껴는 종이배 몇 백원을 깎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이들은 역시나 처음 타보는 나룻배와 촛불 켠 종이배를 띄우는 것에 신나 했다.

좀 더 어두울 때 배를 탈 걸 아쉽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다낭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호이안은 우리에게 새로운 추억이 더해져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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