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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과 비움 사이에서

<비움> 곽영권 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by 북믈리에 릴리

가방이 비어 있기에 갖고 싶은 것을 넣을 수 있고

마당이 비어 있기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

마음도 비어 있어야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올 수 있고

비어 있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도 담을 수 있어요.

무엇이든 가득 채우면

살찌고 넘치고 힘들어져요.

그렇지만 나누고 비우면 가벼워져요.


맛있다고 입의 즐거움만 쫓다가

어느새 배에서는 그만 좀 넣으라며 신호를 보내고

결국 몇 번 탈이 나고 말았다.


무엇이든 욕심을 부릴 때보다
적당히 비워둘 때 속도 마음도 편하다.


채우기만 하고 비우지 않으면
결국 넘치고 만다는 단순한 이치를
몸으로 마음으로 다시금 배운다.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마당을 가진 사람,

비움과 여유를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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