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점을 넘어 현재로
새벽 5시,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으나 몸은 천근만근입니다. 어제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일과 밤새 보채던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조각난 잠이 온몸의 근육마다 무겁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평소라면 거뜬했을 그 시간이 오늘은 유독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신기한 일입니다. 잠의 늪에 빠져있던 몸이 습관의 관성을 따라 기어이 깨어납니다. 무거운 의식을 비집고 일어나 전날 준비해둔 옷을 챙겨 입고 새벽 공기 속으로 나섭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몸은 삐걱거리고 한 걸음씩 내딛는 움직임 속에 비로소 점점 몸이 가볍게 느껴집니다.
두 달간 쉼 없이 달려온 피로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마음의 파동 때문이었을까요. 한동안 멀어졌던 새벽의 리듬이 오늘 다시 제자리를 찾은 듯합니다. 돌이켜보면 삶은 언제나 우리 뜻대로 흐르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습관'으로 만든다는 것은 결코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마라톤을 뛸 때 찾아오는 '사점'처럼, 우리 삶에도 매 순간 고비가 찾아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당장이라도 멈춰 서서 편안한 길로 도망치고 싶은 유혹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그럴 때 보폭을 좁히고 발을 더 빠르게 구르며, 오직 '내 몸'에만 집중합니다. 거친 호흡의 소리, 근육의 미세한 떨림, 땅에 닿는 발바닥의 감촉, 그렇게 딱 2분만 견뎌내면, 죽을 것 같던 사점은 어느덧 지나가고 거짓말처럼 다시 달릴 힘을 얻습니다.
이 고비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바다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듯,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끊임없이 나를 흔듭니다. 하지만 그 파도 속에서 마음을 '지금, 여기'에 묶어둘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결국 삶의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거나 지나간 어제를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현실에 온전히 머무는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열망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마음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집중하며 살 것인가 하는 '현재의 선택'입니다.
오늘도 찰나에 머무는 기쁨을 느끼며, 충만한 하루를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