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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엽 Mar 26. 2024

칠레 모아이 석상과 로빈슨 크루소



지구 표면의 3/4이 바다로 뒤덮여 있다.

지구에 바다가 없었다면, 달이나 다른 행성같이 동식물이 살 수 없는 황량한 덩어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린란드 상어는 척추동물 중 가장 오래 산다고 알려져 있고 150살이 되어야 성적으로 성숙하여 짝짓기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500살 가까운 그린란드 상어가 발견되어 세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17세기 대항해 시대에 태어난 상어가 아직도 바닷속을 누비고 다닌다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바다를 찬양하고 좋아한다.

산이 저기 있듯이 바다도 그저 거기 있을 뿐이다.

어마어마한 태평양의 거친 파도를 몰랐던 마젤란은 그 바다를 평화로운 바다라는 뜻에서 'Pacific Ocean'이라 이름 붙였다.

역사는 지난 일에 대한 기록이다.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는 변한다.

과거를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역사가 달라지기에...


1973년 피노체트가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당시 민선 대통령이던 아옌데는 구리 광산을 국유화하려다 암살 위협을 받고 있었다.

전투기가 대통령궁을 폭격하고 아옌데는 권총을 들고 저항하다가 자살하고 반란군은 정권 탈취에 성공했다.

곧바로 피노체트의 독재가 시작되어 많은 칠레노가 아르헨티나나 다른 나라로 도망쳤다고 한다.

그때는 아르헨티나도 지독한 군사독재 국가였다.

피노체트는 16년간의 독재 기간에 무자비한 고문과 살인을 하며 국민을 탄압했다.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반대 인사를 헬기에 태워 약 먹여 한바다에 던져버렸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국민소득이 상당 수준 오르긴 했으나 빈부격차가 커지는 등 부정적 결과도 많았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원주민과 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지만, 칠레 역시 원주민 마푸체족이 수시로 자기 땅 내놓으라고 하는 통에 갈등이 크다.

칠레는 엄청나게 긴 나라라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 게 어쩌면 당연한지 모르겠다.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칠레 본토에서 3,700km 떨어진 이스터섬에도 크고 아름다우며 특이한 모아이 석상이 있다.

16세기에 이스터섬을 방문한 7명의 모험가를 기리기 위해 만든 7개의 모아이 석상을 제외하곤 바다를 향해 바라보는 석상은 없다고 한다.

이스터섬에 나무는 물론 쓸 만한 재료가 별로 없었기에 운반 방법이 논란이 되었다.

석상을 밧줄로 묶은 뒤 양쪽에서 교대로 잡아당겨 석상이 뒤뚱거리며 앞으로 걷는 듯이 옮겼다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5t의 모아이 석상을 이러한 방법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실험 때 석상을 1시간에 약 100m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견도 있는데 그보다 훨씬 큰 90t이 넘는 대형 모아이도 그렇게 옮길 수 있냐는 점이다.

석상의 모습이 외계인인지 과연 누구를 묘사한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고고학자들은 좀 특이한 모습이지만 신을 묘사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모자를 쓴 것도 있고 모자를 안 쓴 건 모자가 부서져 나간 것이다.

원래는 산호로 만든 눈도 있었는데 현재의 모아이는 대부분 눈이 부서져 버렸다.

여담으로 일본에도 모아이를 복제해 놓은 것이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모아이를 갖다 놓고 홍보한 것인데 성공했다고 한다.

사실 1960년대에 일본 기업들이 모아이를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 지원을 했기에 일본과 모아이가 아주 무관한 사이는 아니다.


영국의 대니얼 디포가 쓴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배경이 된 무인도가 칠레에 있다.

소설의 모티브가 된 스코틀랜드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가 홀로 5년간 살았던 무인도는 칠레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그의 무인도 표류기에 영감을 받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 소설이 유명해져서 섬의 이름을 '로빈슨 크루소'라고 고쳤다고 한다.

무인도에서 의 생활은 인간의 지혜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28년간 무인도에 산 로빈슨 크루소가 미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환갑이 다 된 언론인이자 무명작가 디포를 순식간에 유명하게 만들어준 게 이 소설이다.

최초의 영국 소설로 지목되는 작품 중 하나로 지금도 사랑받는 영국 소설계의 고전이다.

동용으로 편집되어 많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문학 역사상으로도 중요한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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