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도구들 중
조코 윌링크의 설명 중 '경제적인 자유이건 더 많은 자유시간이건 질병으로부터의 자유이건 간에, 삶에서 자유를 원한다며 규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누구나 결정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이다. 결혼을 결심하면서 첫째로 고민되었던 부분이 자유에 대한 부분이었다. 결혼의 특성상 공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함께여야 하기 때문에 과연 내가 얼마나 자유를 가지며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물론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이 함께여서 좋지만 그만큼 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정도를 잘 헤아릴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한편으로 구속으로 자유에 대한 감정이 더 절실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다. 결론으로 말하면 절실 이상이 되었지만. 의무 속에 보내야 하는 많은 시간은 때로는 아픔, 분노, 슬픔등 너무나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 시간들을 쉬이 보내기 위해 무뎌져갔다.
자유라는 감정들이 얼마나 날 선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지 모른다. 온몸을 안테나로 만들어 작은 떨림에도 나를 깨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무뎌져간 내 몸은 전혀 알지 못한다. 두껍게 덮인 내 몸을 잘게 잘 부수워 날 선 바람이 잘 지나도록, 그 바람을 온몸이 느끼도록 해야 한다.
나는 이 글쓰기가 방망이질 같다. 나를 부수는. 자유를 느끼는 방법이 규율이라는 것은 공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공기가 있는 것을 알지만 느끼지 않는다. 숨이 부족할 때 공기를 절실하게 알게 된다. 그것처럼 규율 없이 주어지는 자유는 공기처럼 느낄 수 없다. 자유를 잘 알기 위해 규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치만 나의 경험처럼 규율이 잠식해 버리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규율만으로 채워져 자유를 느낄 수 없게 되면 안 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무수한 방망이질로 나를 깨우는 중이다. 그래서 아주 빠르게 지나갈 수도 있는 많은 자유들을 바로바로 잡을 수 있는 안테나로 온몸을 가득 채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