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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끼기의 심리학: 리더의 중압감과 외로움에 대하여

- 리더는 외롭다? 힘들다? 어떨까? 궁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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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인간 심리를 함께 다룬 콘텐츠를 꾸준히 접할 수 있는 매체 중 하나가 매경Economy입니다. 특히 저는 Humanities 섹션을 유심히 살펴보곤 하는데요. 그중에서 최근 눈길을 끈 주제가 바로 팔짱끼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단순한 행동 하나에도 우리 내면의 심리, 특히 리더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압박과 외로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셀프 터치(Self-Touch)와 팔짱의 의미

우리는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아픈 부위에 손을 얹고 문지릅니다. 신체적인 통증이든 정서적인 상처든, 어루만지고 싶은 본능이 있죠. 심리학에서는 이를 *셀프 터치(Self-Touch)*라고 부릅니다.


이와 관련해 ‘게이트 컨트롤 이론(Gate Control Theor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멜잭과 해부학자 월이 1965년에 제안한 이 이론은, 통증이 단순히 신체에서 뇌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척수에 있는 신경 게이트를 거쳐 뇌로 전달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특정 부위를 문지를 때 통증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리더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체적으로 다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정서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팔짱을 끼거나 턱을 괴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타인의 위로나 지지가 어려운 위치에 있다 보니, 결국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다독이려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리더의 중압감과 감정의 비언어적 표현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고립감은 커지고, 결정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 됩니다. 외부로부터의 기대는 크고, 실수의 여지는 적으며, 감정 표현조차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 위치. 바로 리더입니다.

이들은 자주 팔짱을 끼곤 합니다. 마치 ‘나는 괜찮아 보이길 원하지만, 내면은 꽤 흔들리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하죠.


한 실험에서는 팔짱을 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피' 또는 '도피' 반응을 보일 확률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겉으론 견고해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도망치고 싶은 욕구, 쉬고 싶은 마음이 잠재되어 있다는 뜻이겠지요.


조직에서 이런 미묘한 신호를 감지하는 것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정서적 리더십(emotional leadership)*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외로움은 결코 개인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조직 전체의 에너지 순환과 정서적 안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리더와 조직을 위한 새로운 시선

우리는 종종 리더에게 강인함을 기대하지만, 그 강인함 뒤에 숨은 고요한 외로움에 주목하는 일은 드뭅니다. 그러나 그들의 셀프 터치, 팔짱 낌, 멍하니 턱 괴는 모습은 명확한 신호입니다. “나도 인간이에요. 나도 지쳤어요.”


이러한 신호들을 이해하고, 보다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심리학 기반 조직 코칭과 리더십 개발의 핵심입니다. 리더도 결국 ‘관계 안에서 지지받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혹시 여러분 주위의 리더는 어떤 비언어적 신호를 보내고 있나요? 혹은 여러분 자신이 그 신호를 보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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