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 지역으로 가라.
예??
저는 방송기자입니다. 30년 넘게 서울에 살았습니다. 서울에서만 기자 생활을 10년 가까이 했죠. 그러다 어느 날 지역 발령 인사가 났습니다. 갑작스럽게요.
지역에서 살아 본 적은 군대 시절 29개월을 빼곤 처음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생소한데, 더욱 새로웠던 건 서울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이었습니다.지역의 사람과 언론, 지자체 등 모든 것들이 서울의 그것과 달랐죠. '같은 나라 맞나?' 싶을 정도로 같은 듯 다른 면들이 많았습니다.
시골 씨, 지역 취재는 논두렁 밭두렁이야.
지역 취재에 생소해하던 저를 보며 선배 기자가 건넨 조언입니다. 거대 담론보다는 철저하게 생활 밀책형으로 접근하라는 주문이었죠.
지역 취재 활동은 새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아이템까지 보도해야 하는건가?' 하는 회의감도 있었지만, 점차 지역 언론을 알아가며 이해하게 됐습니다. 내가 소홀하게 생각했던 내용들이 지역에서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는 것을요. 논두렁 밭두렁으로 취재를 다닐 때마다 내가 생각한 것들을 언젠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자는 하루살이입니다. 매일 아이템을 발제하고 취재하고 기사를 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곳은 시골기자의 하루 기록장입니다.